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제9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제9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가졌다. [사진제공 - 외교부]

“양측은 한미 정상회담 시 합‘의된 바와 같이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 추진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3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제9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갖고 남북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재차 밝혔다. 한미 외교차관 회담는 지난 6월 9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바 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건 1차관과 웬디 셔먼 부장관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서는 대북 대화와 관여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 견인을 위해 한미 간 각 급에서의 조율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 중인 셔먼 부장관이 전날(22일) 정의용 외교장관과 이인영 통일장관, 문재인 대통령을 잇달아 만나 언급한 내용을 재확인한 셈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한국측 카운트파트인 최종건 1차관과의 전략대화에서도 ‘북한의 대화 복귀’를 견인할 ‘구체적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한미 양측은 한반도 문제 등을 협의했지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한미 양측은 한반도 문제 등을 협의했지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최종건 1차관은 전락대화 직후 기자들과의 간단한 만남(도어 스태핑)을 통해 “한미가 공동으로 대북 정책을 리뷰를 했다”며 “미측이 제안한 대화 제의에 대해선 여전히 유효하다”고 확인했다. 또한 “아무래도 코로나 시기인 만큼, 북한 측에 화답을 우리는 끈기있게 기다리려고 한다”면서 “기다리는 동안, 한미가 여러 채널을 통해 공조할 부분들은 만들어 가고 있으니, 북한의 조속한 답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략대화에서는 다만,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 추진 필요성’이 추가됐다. 남북 관계 개선 역시 구체적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워싱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마친 최종건 1차관과 웬디 셔먼 부장관은 기자들과 간단한 만남(도어 스태핑)을 가졌다 이날 도어 스태핑은 통상 복도에서 서서 진행하는 방식과 달리 의자에 앉아서 진행됐다. [사진제공 - 외교부]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마친 최종건 1차관과 웬디 셔먼 부장관은 기자들과 간단한 만남(도어 스태핑)을 가졌다 이날 도어 스태핑은 통상 복도에서 서서 진행하는 방식과 달리 의자에 앉아서 진행됐다. [사진제공 - 외교부]

셔먼 부장관은 도어 스태핑에서 “대북정책은 한미일 3자간에 심도깊게 협의됐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화를 제안했고 북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셔먼 부장관은 21일 도쿄에서 열렸던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평가하고 “우리는 가을에 추가 회의를 하기로 합의했으며, 아마도 워싱턴에서 열릴 것”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한미일 3자 협력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식량안보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북한 인민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언급하고 앞으로 있을 중국과의 협의에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종건 1차관은 “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취하고 있는 대북 제재,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이 북한에 보내는 여러 시그널과 영향력은 한미 공동의 전략적 자산이기도 하다”며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늘 강조하고 있고, 중국 역시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고 본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결국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서는 다시 한번 북측에 대해 대화를 촉구한 것 외에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협력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는 한미 양측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에는 한미 양측 관계자들이 배석했다. [사진제공 - 외교부]

한반도 문제에 오래 전부터 관여해 온 웬디 셔먼 부장관은 21일 도쿄에서 4년 만에 ‘제8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가진데 이어 한국 방문에 이어 25~26일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양국 차관이 “양자 현안 및 한반도·지역·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5.21.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21세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한미동맹의 진화상을 제시했다는 데 공감하고, 한미동맹이 역내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으로서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사항들을 계속해서 추진력 있게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 양국이 지역적으로 과제별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아세안,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광범위한 지역으로’, ‘기후변화, 보건 등 글로벌 도전 과제 대응에’ 가치동맹을 토대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최근 미얀마 정세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미얀마 민주주의 및 평화·안정의 회복을 위한 공조와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한미 정상회담 시 합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략대화에는 고윤주 북미국장, 임갑수 평화외교기획단장, 최용준 동아시아국 심의관, 한우용 북미1과장 등이 배석했고, 미국측에서는 킨 모이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 내정자,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미국대사관 대사대리, 마크 램버트 동아태 부차관보, 에드가드 케이건 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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