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장관은 4월 2-3일 중국을 실무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푸젠성(福建省) 샤먼시(廈門市)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개최한다. 중국의 방역상황을 고려해 전용기로 서울공항과 샤먼 공항을 이용하게 된 것.
외교부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한중 양자관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반도와 지역 및 국제문제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3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고위급 교류(한중 정상회담) △2021-2022년 한중 문화교류의 해 △코로나 대응 ‘동북아 방역 공동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이 심도있게 검토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미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한국 배치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한류 제한령)을 비롯한 한국 제재 등 양국 간 현안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정의용 장관의 방중은 왕이 부장의 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3일 오전에 개최돼 공동오찬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실무방문이므로 공동성명은 내지 않고 양측이 각각 보도자료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시점도 주목된다. 정의용 장관은 지난 3월 17일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3월 25일 한러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수립의 막바지 공정으로 워싱턴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도 주목된다. 현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 넘게 통일.외교.안보 분야 책임을 맡아온 정의용 장관이 최근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난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회담 장소가 샤먼시로 결정된 것은 중국이 방역 정책상 베이징에서는 외빈 접수 행사를 하지 않고 지방 주요 도시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부장급(장관급) 이상이 해외를 방문하고 귀국하면 1주일간 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샤먼이이라는 도시는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이고, 양안 간 인적교류를 포함해 교류, 경제 협력의 중심 도시”라며 “샤만에 내가 알기로는 대만 사람, 대만 기업도 굉장히 많이 있고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굳이 대만과 가까운 샤먼시에서 여는 것에 대해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안관계하고 중국이 결부시켜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은 지난 2월 16일 정의용 장관이 취임 인사차 왕이 부장과 전화통화 과정에서 초청을 받아 성사됐으며, 지난해 11월 26일 왕이 부장이 방한해 강경화 외교장관과 만난 뒤 4개월여 만이며, 우리 외교장관의 방중은 2017년 11월 이후 3년여 만이다.
지난 2월 전화통화에서 양국 장관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 진전 여건 마련을 위해 양국간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