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은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2018년 송년 간담회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이 9일 오전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은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2018년 송년 간담회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반도의 완저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은 9일 오전 9시 30분 외교부 청사 18층 리셉션홀에서 소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외교부 직원들은 내부 통신망을 통해 이 장면을 시청했다.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을 주도했던 정의용 39대 외교부 장관은 취임사에 나서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다.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며 “세계는 대한민국의 성장에 경이와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에게 기대하는 책임과 역할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우리 외교가 처한 상황은 어렵다”며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전제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국적 평화정착 실현 과제를 첫 번째로 꼽았다.

정 장관은 또한 “우리 외교적 근간인 한미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EU 등 우리의 핵심 파트너들과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건협력과 세계 정세의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민주주의와 인권,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외교적 도전을 헤쳐 나가고자 한다”며 “여러분도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외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은 부임 첫 날인 오늘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취임식을 가진 뒤 오전 10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오후 2시 외교부 기자단과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현 정부 최장수 장관직을 수행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외교부를 떠나며 기자들과 만나 정의용 장관에 대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신 분”이라며 “적극적으로 외교부를 끌고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39대 외교부 장관 취임사(전문)

외교부 동료 여러분 해외에 계신 공관원들과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제39대 외교부 장관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입니다.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3년 반 동안 외교부를 이끌어 오신 강경화 장관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서, 첫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서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롭게 대처해 오셨습니다. 강 장관께서 시작한 외교부 혁신 과정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입니다.

저에게도 여러분들처럼 외교부 초년 시절, 외교관의 마음가짐에 대해 말씀해 주신 선배가 계셨습니다. 냉전의 한 가운데서 우리 외교를 진두지휘하고, 한미동맹의 초석을 설계하신 고 박동진 장관께서는 “외교관은 총 없는 전사”라는 말씀을 자주하셨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위하는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반드시 지녀야할 자질로 전쟁에 뛰어든 전사에 버금가는 사명 의식을 강조코자 하신 것입니다.

우리 선배들은 국익을 치열하게 다투는 외교 현장에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한국 외교의 기반을 한층, 한층 쌓아왔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4년 연속 수출 1조원을 달성한 세계 7위의 수출강국입니다. 191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신남방, 신북방정책을 통해 외연은 더욱 확대하고 있는 외교강국입니다. G7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정세를 논의하는 국제사회의 선도국가입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연대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대한민국의 성장에 경이와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에게 기대하는 책임과 역할로도 연결됩니다.

지금 우리 외교가 처한 상황은 어렵습니다.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한반도의 완저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입니다. 우리 외교적 근간인 한미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EU 등 우리의 핵심 파트너들과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교량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상생협력을 추동하는 중견국 외교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보건협력과 세계정세의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민주주의와 인권,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야 합니다.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외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온전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우리 외교의 진정한 가치입니다.

나라 안팎에서 외교부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습니다.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외교적 도전을 헤쳐 나가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외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주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외교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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