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6일 전화통화를 실시했다고 양측이 각각 발표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양측 외교수장 간 첫 통화이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춘제(설)를 맞아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미국은 신장, 티벳, 홍콩을 비롯하여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계속 옹호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버마(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규탄하는 데서 국제사회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대만 해협을 비롯한 인도-태평양에서 안정을 해치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시스템을 훼손하는 중국에 책임을 지우기 위해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동맹 및 우방국들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양 주임은 “중미 양측은 서로의 핵심이익과 각자 선택한 정치제도와 발전 경로를 존중하고 각자 자기 나라의 일을 잘 해나가야 한다”고 맞받았다. “중국은 흔들림없이 중국특색사회주의 길을 갈 것이고 중화민족이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걸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핵심문제로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이 걸려 있다”면서 “미국은 마땅히 중미 3개 공동코뮈니케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장, 티벳, 홍콩 등의 일은 중국의 내정이며 어떠한 외부세력의 간섭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 주임은 미국 측에 아태 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촉구하면서 미얀마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미얀마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게 국제사회가 양호한 외부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미중관계가 양국뿐 아니라 세계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은 중국과 안정적이고 건설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미중 3개 공동 코뮈니케 준수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확인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밝혀온 ‘파국 없는 경쟁’, 또는 ‘지속가능한 억제’라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 기조를 블링컨 국무장관이 확인한 셈이다. 특히, ‘미얀마 사태’가 바이든 시대 미·중 관계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