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맡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신문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바이든 인수위 복수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를 확인한 셈이다. 다만 “바이든 팀은 ‘아시아 차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캠벨은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몸을 담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외교안보정책을 이끌던 당시 미국은 2009년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충돌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정책을 전환한다. 2011년 11월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정책을 발표했다. 초기에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정치적 야심이 반영된 슬로건이라는 의구심도 있었으나, 이후 ‘아태 재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 정책으로 굳어진다.        

캠벨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서 대중 정책 수립과 집행에 관여했다. 특히 ‘소다자주의’를 제창했는데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아태 지역 동맹국과 우방국들을 몇 개의 작은 그룹으로 묶자는 것이다. 기존 다자주의와의 차이점은 양자주의에 가까운 운영방식을 추구했다는 데 있다. 미국 주도를 분명히 하면서도 부담은 덜 지겠다는 의도로 평가됐다. 

캠벨은 비록 민주당원이지만 공화당 내 ‘재팬스쿨’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에서 ‘친일파’라고 비난받는 마이클 그린과는 ‘아삼육’이라는 평이다. 그린의 결혼 피로연을 캠벨 자신의 별장에서 개최했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캠벨이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되면 기존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가지고 아시아와 중국 관련 정책을 처리하면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내정자)에게 직보하게 된다.   

캠벨과 설리번은 2019년 가을 “파국 없는 경쟁 : 미국은 어떻게 중국과 도전하고 경쟁할 것인가”는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중국의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는 공존한다는 목표를 중심으로 대중정책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가 작성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한 것은 옳았다고 확인했으나, 2019년 글에서는 ‘경쟁’은 ‘경계’와 ‘겸손’으로 해야 한다며 “공존”(또는 “지속가능한 억제”)에 무게를 뒀다.

바이든 인수위 대변인은 “커트 캠벨이 NSC에서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캠벨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캠프에 합류했다. 2016년 펴낸 책 「회귀」(The Pivot)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맞서 기존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인도나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과의 관계를 더 긴밀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0년 5월 클린턴 국무장관이 “전략적 인내”라고 이름붙인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집행한 실무책임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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