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적극적인 정책협의를 통해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여건을 조성하겠습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적 관심을 제고시켜 전작권 전환의 우선순위를 격상시키겠다”며 이같이 보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방부 기자들에게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라서 새 인사들이 임명되는 계기를 활용해서 전작권 전환이 지체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가 프로세스를 가속화해서, 협의 절차를 가속화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하겠다는 표현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문제는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 전환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조건의 각 항목에 대해 미국과 우리 시각이 다를 수 있다”며 “우리 요구만 할 수 없고 미 요구만 들어줄 수 없으니 새로 행정부 바뀌었으니 우리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작권 전환의 ‘조건’인 foc(완전운용능력)와 관련 “코로나나 제반 환경이 있다”며 “그거 고려해서 미측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연습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 문제는 공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한미 간에 긴밀하게 공조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연합훈련이 남북군사공동위에서 논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측이 9.19군사분야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남북군사공동위에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대해 “연례적·방어적 목적의 훈련”이라며 “필요하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할 수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한 바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장관 회담, 장성급 회담, 실무자 회담 등 체계가 있다”며 “북이 공동위에 호응하면 오랜 시간 안 들고 만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장 3월 한미군사훈련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남북간 통로는 단절돼 있는 상태다.
서 장관은 “올해에도 ‘9·19군사합의’를 충실히 이행하여 군사적 신뢰구축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해 나가겠다”면서 “북한이 호응시 DMZ내 화살머리고지 ‘남북공동유해발굴’, JSA 자유왕래 실현과 함께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등 남북군사회담 정례화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원론적 입장을 밝힌 셈이지만 전망은 역시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
서 장관은 또한 “강한 힘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고,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에 대해 우리가 대응할 확실한 능력이 있다”고 확언했다. “북한 당대회 관련 핵미사일 우려 목소리 많지만 우리 국민들이 염려하는 만큼 그 정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
“북한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실제로 사용하는 미사일은 우리 능력으로 충분히 탐지, 요격 가능”하므로 “현재 능력과 앞으로 무기체계 발전시킬 전력화 계획을 종합적으로 볼 때 국민들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이다.
국방부는 또한 올해 ‘미래비전 2050’을 작성할 예정이라며, 병력 감소 추세를 반영해 전투력을 강화하는 “첨단과학기술 위주 군대”를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드론, 로봇 기타 일반에서 상용화된 것을 군에 접목해 병력 감소에 대비한 전투력 강화 방안 논의가 많이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2021년 핵심추진관제로 ① 전방위 국방태세 확립 ②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 보장 ③ 전작권 전환 가속화 및 동맹 현안의 안정적 관리 ④ 미래를 주도하는 국방역량 구축 ⑤ 코로나19 선제적 방역체계 운영 및 범정부 대응 지원 ⑥ ‘한국판 뉴딜’의 국방분야 적용 ⑦ 국민이 신뢰하는 국방환경 조성을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정부 들어 4년간 국방예산 증가율이 7%대를 기록하며 지난해부터 국방비 5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이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한 국방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강력한 국방력과 최첨단 무기체계만큼이나 장병들의 사기 진작과 병영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