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21년 외교부 업무보고를 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21년 외교부 업무보고를 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시적 성과를 거양하고, 주변 4국과의 관계를 확대·발전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평화를 실현하는 외교를 전개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대면으로 진행된 외교안보부처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보고하고 한미 외교부장관 회담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외교부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행정부와 이룬 성과와 미진한 점들을 신 행정부와 점검할 것은 해야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한미 간에 바이든 신 행정부와의 고위급 교류와 소통이 우선돼야 될 것”이라면서 “양국 간 속도감 있는 고위급 인사교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특히 “가장 중요한 관점 포인트는 미 국무부의 대북특별대표가 누가 인선되는가가 중요할 것”이라며 “청문회를 통하지 않아도 임명되는 위치라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언제든지 미측 카운터파트 선정되는 대로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19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에 대한 전반적 접근법과 정책을 ‘재검토(review)’하겠다”는 표현을 쓴데 대해 그는 “정책 리뷰를 의미하는 것 같다. 신 행정부가 들어서면 전 정부의 정책을 검토한다는 의미로 받아드린다”며 “우리 고위급 교류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서로 확인할 것은 확인하고 상호간에 빈틈없는 공조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부정적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북미대화, 남북대화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그 경우 그 대화는 트럼프 정부에서 이뤄왔던 성과를 계승해서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야”고 강조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유해 발굴 및 수습 등에 합의한 바 있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올해는 가시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성과를 거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북미대화를 조기 진행시키는데 외교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고위급 교류를 통해 조기 북미대화로 결실을 맺겠다는 구상이다.

이 고위당국자는 “2020년도에는 시진핑 주석 방한이 코로나 환경으로 무산됐다”며 “방한시점 논의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는 코로나 환경이 얼마만큼 완화되느냐이다”고 재확인하고 “양국 간 실무적으로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시지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코로나로 인해 성사되지 못 했지만 우리 정부의 의지가 부족한 것은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

이 고위당국자는 “미중관계 협력구도는 분명히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간, 글로벌 다자협력 체제에서도 이전정부와는 달리 협력적인 관계 나타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관계에 대해서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진전시킨다는 것에는 한 치의 변화가 없다”며 “서로 신임대사가 동경과 서울에 부임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우리 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서는 “늘 강조하듯 피해자 당사자들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도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것은 지속적으로 협의한다는 것”이라고 적극적 입장을 밝히고 “코로나 상황이라 상호 직접 방문 제한돼 있지만, 대사관 통해서 양측이 지속적으로 서로간에 사안들을 깊게 논의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장관의 그간 노고에 대해 치하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장관의 그간 노고에 대해 치하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한편,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 및 외교안보 부처 업무보고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은 강경화 장관에게 “우리 정부 첫 여성 외교장관이자 최장수 장관으로서 출범 초기 어려운 한반도 상황을 극복하고 북미,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헌신적으로 많은 역할과 기여를 해 주셨다”고 치하하고,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 위기 상황을 맞아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특별한 공로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후임 외교부 장관으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된 상황에서 업무보고에 나선 강경화 장관의 그간 노고를 배려한 발언인 셈이다.

외교부는 2021년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외교 △세계를 엮는 가교 국가로서의 중견국 외교 △더 나은 일상을 만드는 국민중심 외교 △국민과 함께 도약하는 경제외교를 4대 핵심 추진 과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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