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도 안 남았다.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승리할까? 도널드 트럼프일까? 존 바이든일까? 여론조사는 바이든 쪽이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서 여론조사에 밀리던 트럼프가 힐러리를 꺾었으니 섣불리 장담할 수도 없다. 한때 ‘단극체제’를 구가하고 ‘경찰국가’를 자임한 미국이기에 그 나라의 최고책임자를 뽑는 대선은 세계적 차원에서 관심일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나라들은 더 그렇다. 미국과 특수관계에 있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다. 여기에 ‘동맹’관계에 있는 한국도 관심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 그렇다면 위 나라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길 바랄까?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간섭과 영향력이 달라지기에 원하는 후보가 되기를 바랄 것이며, 따라서 직간접적으로 미 대선에 개입하고픈 유혹을 받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사실 미국이 여러 나라들의 선거에 개입해 좌지우지한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게 아니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 8월 초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올해 미국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중국과 이란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길 원하고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 북한은 어떨까? 물론 북한은 미 대선과 관련 항상 ‘누가 되든 상관없다’며 애써 초연해 왔다. 그래도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두어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김정은-트럼프’ 간의 여전한 신뢰관계 등등에서 볼 때 트럼프의 승리를 바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하노이 ‘노딜’에서처럼 트럼프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북미관계를 파탄낼 수도 있으니까. ‘트럼프 딜레마’인 것이다. 어쨌든 북한은 이번에는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쪽으로 정리한 듯싶다. 지난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을 수위조절 했으니까. 이는 지금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미 대선 후 새로운 파트너와 상대하겠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 한국은? 그리고 한국의 진보진영은? 모두 난감할 것이다. 북미관계 진전을 위해서는 트럼프 당선이 기대되지만, 한미관계나 지역안정,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서는 꺼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만났다. 이 연혁과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트럼프는 한국에 일방적으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대폭 요구하고,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켜 지역안정을 해쳤으며, ‘미국 제일주의’로 국제사회의 기대를 팽개치고 안하무인으로 행세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을 바라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 여기도 ‘트럼프 딜레마’인 셈이다.

◆ ‘트럼프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지난 22일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북한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는 북한과 전쟁 대신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으니, 당선되면 예전처럼 언제든 만나겠다는 뜻이다. 바이든은 “핵 역량을 축소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너무 헤프고 바이든은 너무 조심스럽다. 분명한 건 한국정부가 막무가내 트럼프는 설득하기가 어렵지만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은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답은 이미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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