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미국이 위성 발사를 지원할 경우 미사일 개발 계획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진지한 제안이 아니며 `웃으며` 건넨 말이라고 북한을 방문한 한국 언론사 사장단에게 설명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도쿄발(發) 1면 기사에서 지난 12일 김 위원장을 면담한 언론사 사장들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공개한 내용 때문에 미국이 `골치 깨나 아팠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북한의 미사일 개발 노력에 대한 미국의 두려움을 조롱하고 `내가 미사일 문제를 만들었다`고 자랑했으며 시리아와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고 있다는 오래 전부터의 의심을 확인시켰다고 신문은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 두세 발을 미국에 발사함으로써 미국에 해볼(패배를 안겨줄) 수 있다는 우스꽝스러운 주장`을 미국이 내놓고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 구상은 북한이 아니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들은 북한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김 위원장을 만나고 귀국한 뒤 공개한 김 위원장의 미사일 개발 포기 용의에 대한 진지성을 더욱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연합(200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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