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상용 기자 = 북한이 주민 식생활개선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식사업에서 가장 성공한 양식 어종으로는 열대메기가 손꼽힌다.

북한 전역에는 열대메기 양식장이 어디서나 눈에 띌 정도로 조성돼 있고, 최근 평양시 메기 소비량은 하루 1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방송들은 평양에 메기전문 요리점이 속속 등장해 하루에 메기탕 1천500여 그릇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양어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작년 11월에는 평양에서 제4차 `전국양어부문 과학기술발표회`가 열려 양어장 조성, 종어.사료 문제 해결 등에서 얻은 성과와 경험이 발표됐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조선요리협회 주관으로 양식 민물고기 요리품평회도 열렸다. 이 품평회에서는 메기, 잉어, 뱀장어 등 각종 민물고기로 만든 찜, 구이, 훈제 등 300여종의 요리가 선보였고 요리기교 경연, 경험발표 등 요리 기술경연도 진행됐다.

양식사업이 본격화한 것은 지난 98년부터다. 이 때부터 각지에 양어장이 건설돼 2000년말 현재 전국적으로 이미 200여개의 메기공장과 양어장이 신설.확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에는 함경남도 영광군에 동해안 최대규모인 영광청년양어장이 건설됐다. 넓이 30만㏊에 82개의 양어못과 부화장, 6개의 미생물 서식장을 갖춘 이 양어장은 앞으로 해마다 200만 마리의 치어를 양식해 수백t의 물고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북한은 지난해 열대메기 양식에서 성과를 거두자 각도에 100ha 이상, 시와 군에는 20-30ha 이상의 각종 양어장을 건설토록 하는 등 양어사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도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90회 생일을 계기로 평안북도 대관군과 운산군에 각각 50t과 100t의 생산 능력을 가진 현대적인 메기공장이 건설됐다.

조선중앙방송은 13일 함경북도 명천군 메기종어사업소에서 오는 5월말까지 30만 마리의 새끼메기를 생산해 도내 공장.기업소와 협동농장의 양어장에 보내기 위해 메기종어장 관리에 큰 힘을 쏟고 있다고 보도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열대메기는 북한에서 양식할 수 없는 어종으로 알려졌었다. 열대메기는 원래 열대지방이나 아열대지방의 수온 25-28℃에서 가장 왕성하게 자라는 민물고기로서 겨울에도 수온을 10℃ 이상으로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열대메기 양식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지난 97년말 수산성 양어관리국이 화력발전소의 폐열과 온천수를 이용해 열대메기 양식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시 개발한 열대메기 양식방법은 겨울에 온천수 등에서 성어를 사육해 봄에 알을 받아 치어를 부화시킨 후 여름철 양어장에서 양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온천 등을 활용해야 하므로 종어장은 온천이 많은 황해남도 지역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열대메기는 잡식성이기 때문에 사료확보에 별 어려움이 없고 질병에 강하며 생산성이 높고 짧은 성장주기에 따른 높은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어 이 점도 북한 당국이 열대메기 양식에 힘을 쏟고 있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 수산성과 양어사업소는 올해 사료 생산과 물고기의 생육단계별 관리를 위해 컴퓨터 도입을 추진하는 등 열대메기 양식의 과학화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현재 과학원 수산과학분원 산하 양어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양어 종자의 연구.개발 ▲모든 양어장에 우량품종 보장 ▲선진 양어방법의 적극 도입 등 양어사업의 구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전군중적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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