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준공식을 가진 북한 `청년영웅도로`(평양-남포고속도로)는 10만여명이 동원된 `개미역사`(役事)였다.

북한 전국의 2백여개의 시, 군에서 동원된 건설자들은 해머와 정, 들 것, 마대 등의 장비만으로 40여km의 고속도로를 1년 11개월만에 완성했다.

노동당기관지 노동신문이 최근 < 위대한 장군님시대의 청춘서사시 >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고 있는 `청년영웅도로 청년건설자들의 투쟁기`에는 사고로 두눈을 잃은 청년의 결혼이야기, 밤낮으로 계속된 공사로 졸음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는 건설자들의 뒷이야기가 실려 있다.

지난 1월 13일 고속도로 건설장에서는 평양시 선교구역연대 청년돌격대 소속의 두 청춘남녀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 황수연씨와 신부 오경선씨는 해머와 정을 잡고 동고동락하던 사이였다. 황씨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두 눈을 잃게 되었을때 오씨가 선뜻 황씨의 `영원한 길동무`가 되겠다고 자청해 이뤄진 결혼식이었다.

오씨는 `그가 마지막으로 본 처녀는 바로 나예요, 나밖에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어요`라며 황씨와의 결혼을 결심했던 때의 심정을 밝혔다.

신랑신부는 청년돌격대원들의 `축복하노라`의 노래에 맞춰 고속도로 노반위를 걷는 것으로 결혼행진을 대신했다.

노동신문의 리경섭, 정성일기자는 이 결혼식을 두고 `개인주의 인생관에 푹 절은 청년들은 이 세상에 리기와 타산으로 인간관계를 따지는 눅거리사랑보다 몇백몇천배로 숭고하고 아름다운 혁명적 사랑이 있음을 모를 것`이라고 썼다.

`혁명적 사랑`이 맺어진 공사장에서 청년돌격대원들에게 고속도로 건설기간에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으면 누구나 `춥고 힘든 것은 다 참아낼 수 있었으나 졸음만은 정말이지 견디여 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노반에 깔 잔자갈을 깨다 돌을 내려치는 망치가 자기 손가락을 내리쳐 피가 나는 것도 모르고 졸았던 사람이있었는가 하면 흙마대를 메고 너무 졸려 쉰다섯, 쉰여섯 하고 숫자를 세며 걸으면서도 자는 사람도 있었다.

또 `잠이 없는 처녀`라는 별명이 붙은 평양시청년건설사단 중화군연대의 선동원 이명애씨의 사연도 주야로 이어진 공사가 얼마나 고됐는지 말해준다.

이씨는 어느 추운 겨울밤 야간작업장에서 모두 콩국으로 짧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혼자 언덕에 올라 찬바람을 맞고 있었다.

이씨의 행동을 의아하게 여긴 노동신문의 홍승렬 정치부장이 다가갔을때 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앉으면 졸까봐 그래요. 이제 잠들면 난 못일어나요` (연합200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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