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 오는 21일부터 1주일 간 실시되는 한ㆍ미 합동연습에 대해 북한이 쏟아내고 있는 비난의 초점은 남한보다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북한의 언론보도를 종합해 볼 때 북한은 미국을 `미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부시 호전광` 등으로 한결같이 지칭하면서 `미제의 대 조선 침략정책이 극히  무모한 실천단계에 들어섰다`는 쪽으로 미국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또 `미제가 우리에게 기어이 전쟁을 강요한다면 침략자들은 뼈도  추리지  못할 것`이라는 북한방송 보도물의 한 대목은 이번 훈련에 대한 불만이 미국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북한은 지난 14일자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성명을  시작으로 국군을 `괴뢰군`으로, 남한 군당국을 `호전세력`, `반동` 등으로 다소 거칠게  표현하고 있지만 남한 당국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ㆍ미 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이 치러 질 때만 해도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은 `6ㆍ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남한을 비난했지만 올해는 이러한 대목도 찾아볼 수 없다.

한층 수위가 높아진 북한의 대미 강경 발언은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대책  등을  담은 미 국방부 비밀보고서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는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부시가 `악의 축` 망발을 하고 남조선에 와서 전쟁모의를 하고 돌아가자마자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7개 나라를 겨냥해 핵무기를 사용할 긴급대책을 마련한 것과 때를 같이 해 이번 연습이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13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을 시작으로 나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3.14) △노동신문 논평(3.16)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중앙위 성명(3.16)에도 모두 포함돼 있다.

특히 `현실은 미제가 떠드는 대화요 뭐요 하는 것이 한푼의 가치도 없는 완전한 거짓이며 우리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제의 야망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북한의 주장은 한ㆍ미 연합연습보다 북ㆍ미 관계가 진척되지 못한 채  경색국면에 빠져드는 데 대한 불만이 쌓여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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