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연식기자 = 북한의 송년회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하다.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12월 29부터 31일 사이에 송년모임을 갖는다.

가까운 친구나 직장동료들이 비교적 여유있는 사람의 집에 모여 술과 조촐한 음식을 차려 놓고 정담을 나누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송년회 모습이다.

북한에서는 송년회를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남한에서와 같이 호텔이나 식당 등에서 벌어지는 떠들썩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99년 귀순한 김길선씨는 `북한은 소련이 붕괴되던 지난 90년대 초부터 각급 기관, 공장.기업소 등에서 공식적으로 망년회를 갖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지난 95년 탈북한 탁영철씨도 `대학교 안에서 가까운 친구들과 어울려 망년회를 가진 적은 있지만 식당 등에서 드러내놓고 망년회를 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송년회를 망년회라고 부른다.

주민들은 직장에서 지급한 식품이나 당국에서 설맞이로 공급하는 `설날물자`로 송년회 음식을 장만하는데 최근에는 `설날공급물자`가 부족할 뿐 아니라 식량사정도 좋지 않아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모아놓고 송년회를 갖는 경우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귀순한 한 탈북자(익명 요구)는 `힘있는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경우 망년회 때 돼지고기를 맛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각자가 준비해 온 음식으로 망년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량사정이 어려워지기 전까지만해도 주로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오갔으나 최근에는 식량조달이나 장사 등과 관련된 대화가 많이 오간다`며 송년회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연말이면 가까운 친지들과 연하장을 주고 받으며 송년회나 설에 만나지 못한 친지들을 신년 초에 집으로 초대해 신년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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