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 윗줄부터 첫번째 판지서 소장, 두번째 알렉산드르 미나예프 교수. 왼쪽 큰 사진 좌장인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2020서울안보대화 중계영상 캡쳐]

“미·중관계 악화가 북한에게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인 알렉산드로 미나예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교수가 3일「2020서울안보대화 화상세미나」‘세션3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성과, 전망, 과제’(좌장 위성락)에서 “한반도 상황 전개는 주변 4대국 간 관계, 그 중에서도 미·중관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북 제재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이 협조해야” 하는데, 미국과 전략경쟁 중인 중국이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외무역의 90% 가량이 중국과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이 맞서는 상황에서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일러 등 한반도 안팎의 나라들도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장기적으로 상황이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양보를 하는 것은 유리하지 않다,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나예프 교수는 “러시아는 지금 기다리며 지켜보는 접근방법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중관계의 향후 행보를 봐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중 한편을 들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쟁점이었던 대북 제재와 관련, “러시아는 제재 해제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제재가 북한 지도부보다는 주민들에게 더 타격을 주고 결국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나예프 교수는 “러시아가 보기에 김정은 위원장은 일부 제재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핵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판지서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소장도 “미국과 중국 간의 전략적 경쟁 관계가 북핵 문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미중은 현재 여러 여러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북핵 문제가 양측 모두에게 덜 중요한 문제가 됐다.”

그는 “북핵 문제와 미중관계는 별도의 문제다. 관련성은 있지만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고 봤다. “중국에서는 미·중이 공동의 이해관계에 대해 협력하고 협상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북핵문제가 그와 같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이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판 소장은 “저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 미중이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는 이 지역 모든 국가의 문제이고 그래서 미중은 협력해야 하고 협력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달려 있다”고 공을 넘겼다.

▲ 왕지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 원장. [2020서울안보대화 중계영상 캡쳐]

첫날(1일) 첫 세션에 참석했던 왕지스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원 원장도 미·중 간 전략 지정학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종식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중국과 정치적 연대를 표명할 것이며, 이념적 친화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더 가까이 지내려고 할 것”이고 “중국은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과 관련된 문제를 미국과 조율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 지도부는 이제 국내 질서를 견고히 할 수 있는 어느 정도 시간을 확보했다”고 봤다. 

미·중 경쟁 속에서도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한국, 그리고 더 나아가서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뤄내기 위한 노력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렇지만 우리가 또 알아야 할 것은 북한 정권이 쉽게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왕지스 원장은 “대북 제재가 지금까지 그렇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개방을 독려해야 하며 북한의 개혁을 독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한반도 평화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협력을 위해 2012년 출범시킨 국방차관급 다자안보협의체다. 3일 끝난 올해 행사의 주제는 「새로운 안보 도전: 연대와 협력을 통한 극복」이다.

(추가,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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