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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의 조건<연재> 전영우의 미디어와 사회 (38)
전영우  |  youngwoo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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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30  00: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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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 전 인천대 교수

 

필자의 말

현대 사회에서 미디어는 소통의 도구이자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거울입니다. 미디어를 읽는다는 것은 거울에 비친 우리 자화상을 본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사회를 성찰하고 뒤돌아보는 글이 되고자 합니다. 이 글은 매주 목요일에 게재됩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대중에게 사과할 때 단골로 사용하는 어구는 거의 대부분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문장이다.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면, 더구나 사회적으로 유명한 지명도가 있는 인기 연예인이라면 응당 적절한 사과의 표현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공인”이라는 표현은 거슬린다. 연예인은 공인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인의 범위를 매우 폭넓게 잡아서, 사회적으로 지명도 있는 유명인까지 포함시켜서 연예인을 공인으로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예인을 공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연예인 자신에게도, 그리고 일반 대중에게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개념의 혼란을 가져오게 되고 정작 엄격한 공인의 잣대를 적용하고 감시해야 할 대상이 엉뚱하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고 공인의 잣대를 들이댈 필요도 없다.

연예인은 일반 대중의 인기를 기반으로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이다. 공인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이들이 지켜야 할 의무는 없다. 연예인들이 법을 어겼다면 합당한 벌을 받으면 되는 것이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면 일반 대중들에게 비난받고 외면받아 인기가 떨어질 것이다.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일이니, 그것으로 충분한 벌인 셈이다. 그러니 굳이 연예인에게 공인의 잣대를 들이대고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물론 일반 대중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타의 모범이 되는 반듯하고 도덕적인 생활을 한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겠다. 하지만 예술혼 넘치는 연예인들에게 공인의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고 강요하는 것은, 예술혼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으니 반드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연예인에게 과도한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작 가장 엄격한 도덕이 요구되는 진짜 공인에게는 오히려 관대한,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공인은 일반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곧 일반인을 지칭하는 사인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공인은 정책 결정권자, 국회의원 등 공공의 일에 종사하며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이들에게 높은 도덕적 가치와 사회적 책무를 지키도록 강요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은 일반 시민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 판사와 검사와 같은 사람들이 내리는 결정은 일반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중요한 일을 수행하는 공인은 엄격한 도덕적 가치관을 갖고 공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려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 공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검증해야 하며, 부적격인 사람을 골라내야 한다.

하지만 연예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국회의원과 같은 진짜 공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언론은 연예인 관련한 소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사를 쏟아내면서 정작 감시의 눈을 집중해야 할 정치인들에게는 관대하다. 특히 특정 정파의 정치인들에게 더 관대한 편향성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주호영 23억'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기존 언론의 행태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니 일반 시민이 나서서 공인의 부적절한 처사를 지적하고 공인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집값이 상승한 것에 대해 주호영 의원이 정부 여당을 거세게 비판했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이 입안한 법안으로 막대한 아파트 시세 차익을 얻은 것을 비판하는 운동이다. 주호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무려 22번이나 쏟아냈음에도 집값은 여전히 치솟고 있다. 우리 서민들은 열심히 벌어서 내 집 한 채 장만하는 것이 평생 꿈인데 집값은 급등하고 대출은 막아놓으니 '이생집망'이라고 절규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런데 정작 집값을 올려놓은 것은 2014년 주호영 등 대부분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주도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때문이며, 그 결과 이들은 시세차익으로 크게 이익을 봤다는 보도가 있었다. 주호영 의원 본인은  23억의 아파트 시세차액을 챙겼다.

이렇게 언행이 일치하는 않는 정치인에게 엄중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정작 언론에서는 이와 관련한 후속보도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죽했으면 네티즌들이 '#주호영 23억'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고 있겠는가. 엉뚱하게 연예인들에게 공인이라며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공인에게 엄격한 도덕을 요구하고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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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20-07-30 08:46:59
하지만 연예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국회의원과 같은 진짜 공인에게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언론은 연예인 관련한 소문에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기사를 쏟아내면서 정작 감시의 눈을 집중해야 할 정치인들에게는 관대하다. 특히 특정 정파의 정치인들에게 더 관대한 편향성까지 보이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주호영 23억' 해시태그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데 기존 언론의 행태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니 일반 시민이 나서서 공인의 부적절한 처사를 지적하고 공인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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