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는 13일 서울 청계천로 특설무대에서 5.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 평화통일대회를 개최해 '이땅의 주권을 훼손하는 모든 개입과 간섭을 물리치고 다시는 멈추지 않을 기세로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땅의 주권을 훼손하는 모든 개입과 간섭을 물리치고, 다시는 멈추지 않을 기세로 남북공동선언 이행으로 나아갑시다."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 6월은, 마냥 기념하고 축하할 수 만은 없게 되었다. 

13일 오후 서울 청계천로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 평화통일대회'. 

대회를 주최한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6.15 20주년 준비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2년전 4월 27일 오후 판문점선언에 서명을 마치고 '이제 우리는 결코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그 다짐을 6.15공동선언 20주년 앞에 다시 한번 기억하고 실천하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김옥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과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이 낭독 발표한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 평화통일대회 공동호소문'에서 "남북의 약속은 신뢰의 근간으로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미국의 제재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약속의 당사자는 남과 북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도 못하면서 대화만을 제안하는 것은 오히려 불신을 부추길 뿐"이라며, "군사행동이나 대북 전단살포 등 합의에 역행하는 적대적 행동은 중단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철도 및 도로연결, 군축으로의 지향 등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은 하루 빨리 실천에 옮기며, 상호 적대적 행동이나 언사는 모두 중단하고 남북공동선언 실현에 총 매진하여 끊어진 남북통신선과 남북관계가 하루빨리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창북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다시 대결과 적대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남북이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진정성있는 약속 이행"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대회사에서 "6.15공동선언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우리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원칙을 확인함은 물론 남과 북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통일을 이루자는 역사적 합의였으며, 6.15공동선언의 튼튼한 기초가 있었기에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도 탄생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금 서로의 신뢰는 물론 어렵게 쌓아올린 남북합의에 균열이 가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다시 대결과 적대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의장은 "남북관계 발전보다 북미관계 진전에 지나치게 기대고, 대북제재에 얽매인 미국 눈치보기와 공동선언 실천의 부재가 신뢰상실과 남북관계 악화로 이어졌다"고 진단하고는 "관계의 악화와 단절을 막는 유일한 길은 대화와 협력에 있으며,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진정성있는 약속의 이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금 필요한 것은 6.15공동선언을 만들었던 '용기의 계승'과 '책임있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윤정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공동대표,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코로나19 위기로 세계체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는 친미사대적 외세의존에서 벗어나 민족자주의 길에 나서야 한다"며 "한반도에서 모든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결별하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민족 자주적 공조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숙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다시는 절대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분단과 대결의 시대는 이미 두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고 하면서 "더 이상은 갈등과 전쟁의 두려움을 넘길 수 없다. 6.15공동선언과 4.27판문점선언 이행이 단숨에는 어려워도 한발자욱씩 나아가고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있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려운 상황을 참아내는 인내심과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두려워하지 않고 잡을 수 있는 용기"라며 "지금 여러가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가 한반도 평화를 끝까지 사수하겠다는 결심만 굳게 가지고 함께 나가면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대회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또 21대 국회의원으로서, "4.27, 9.19선언을 국회에서 동의하는 절차를 밟아서 다시는 어느 정권이 들어오더라도 남북정상의 합의는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손형근 6.15해외측위원회 위원장은 일본 도쿄에서 대회장으로 인터넷 생중계로 연결해 "6.15 20주년은 축하나 축제가 아니라 민족자주 수호투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일본 도쿄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대회장과 연결한 손형근 6.15해위측위원회 위원장은 "6.15공동선언 20주년을맞는 지금 6.15공동선언 자체가 위기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위기의 원인은 미국의 집요한 방해책동과 문재인 정부의 당당하지 못한 태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6.15 20주년을 축하나 축제가 아니라 민족자주 수호 투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북측의 강경한 발언 중에서도 갈등과 파국이 이미 약속한 선언의 담대한 이행을 촉구한 것에 주목했다. 

△대결만 부추기는 대북전단살포를 입법을 통해 중단 △4.27판문점선언 국회 비준과 남북군사분야합의 전면이행 △8월 한미연합훈련 축소와 내년말 전시작전권 전환에 필요한 최소한의 훈련만 진행하는 등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6.15공동선언은 반세기를 훌쩍 넘긴 남북 대결과 분단을 화해와 통일의 역사로 한순간에 바꾸었다. 지난 20년은 6.15공동선언 이행이 곧 평화이고 통일임을 절감한 역사였으나 지금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한 남북 정상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신뢰는 깨어지고, 선언은 무력화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평화·번영, 통일의 역사를 진전시키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코로나19로 수많은 국가들이 각 분야에서 자주와 자립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대전환의 시대에 민족 공동의 발전 전략은 지금까지 만들어 온 남북공동선언에 모두 담겨있다"고 그 실천을 강조했다.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은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을 맞는 오늘 우리는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반복을 목도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가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3차례의 정상회담과 2차례의 남북합의를 이끌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합의 당사자이면서 제재와 간섭,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미국에 발목을 잡혀 합의이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6.15남북공동선언의 첫 머리에서 밝힌 바와 같이 '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4.27판문점 선언 1조 1항에 나온대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은 '우리의 생명줄'"이라고 역설했다.

▲ 이청산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이사장은 '봄은 꽃을 피우지 않는다/ 꽃이 봄을 부를 뿐.../꽃이 피고 피는 꽃으로 봄은 온다'는 시낭송으로 대회를 풍부하게 해주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대회를 주최한 '6.15 20주년 준비위'는 지난 4월 27일  6.15남측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한국노총,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등 민간 평화통일운동 연대기구와 각계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되었으며, 대회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여 참가자 발열 체크와 명부작성, 좌석 거리두기, 마스크 배포 등 방역 조치를 취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 평화통일대회> 대회사(전문)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어려운 시기임에도 함께하신 각계 대표와 시민여러분 반갑습니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를 대표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20년 전 오늘 6월 13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손맞잡던 그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에도 담겨있는 그날의 장면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세계사에 남을 감동적인 장면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분단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오랜 대결과 갈등을 접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역사의 대전환을 이뤄냈습니다.

6.15공동선언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원칙을 확인함은 물론 남과 북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통일을 이루자는 역사적 합의였습니다.

6.15공동선언의 튼튼한 기초가 있었기에 10.4선언,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도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남북관계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서로의 신뢰는 물론 어렵게 쌓아 올린 남북합의에 균열이 가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다시 대결과 적대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남북관계가 왜 이렇게 꽉 막히게 되었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남북관계 발전보다 북미관계에 진전에 지나치게 기대고, 대북제재에 얽매인 미국 눈치보기와 공동선언 실천의 부재가 신뢰 상실과 남북관계 악화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여러분!

6.15공동선언이 탄생한 때는 안팎의 상황이 지금 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대결종식과 화해협력에 대한 일관된 철학과 용기 있는 결단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이기고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전면적 남북협력이 있었기에 6.15는 10.4선언으로 계승 발전되었습니다.

현 정부도 4.27판문점선언 이후 다섯 달 만에 9.19평양공동선언과 사실상 불가침선언인 군사분야합의까지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까. 그러나 그 이후 공동선언의 주요 합의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남북관계는 또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지난 20년의 교훈은 합의 이행이 적극 이루어질 때 남북관계도 한층 발전하며, 그렇지 못할 때는 불신의 골이 한층 깊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관계의 악화와 단절을 막는 유일한 길은 대화와 협력에 있으며, 신뢰를 회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진정성 있는 약속의 이행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6.15공동선언을 만들었던 ‘용기의 계승’과 ‘책임 있는 실천’입니다. 정부는 공동선언의 이행은 화해와 평화, 통일로 가는 이정표이자 남북관계 진전의 척도임을 확인하고, 합의이행을 위한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민간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민간 역시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공동선언들의 실천을 위해 힘을 모읍시다.

시민여러분! 그리고 남과 북, 해외의 동포여러분!

공동선언을 지키고 실천하기 위한 각계, 각층의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합시다. 온 겨레가 단합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힘으로 개척합시다. 감사합니다.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 평화통일대회> 공동호소문(전문)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20년전, 남과 북 양 정상은 분단 55년만에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갖고 통일의 이정표라 할 만한 공동선언에 합의했습니다.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정신은 남북합의의 근간을 이뤄, 18년 후 4.27판문점선언으로 계승되었습니다. 

남과 북 통일방안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그 방향에서 통일을 이루자고 했던 합의는 흡수통일과 적화통일의 의구심을 벗어던지고 서로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4번의 정상회담이 더 열렸고, 6.15공동선언을 근간으로 한 세 개의 공동선언이 더 발표되었습니다.

6.15공동선언 이후 어렵게 일궈낸 남북협력의 결실들이 백지화되는 위기를 넘어, 2018년 다시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양 정상은 겨레 앞에 이렇게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역대 합의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반드시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해 나갑시다'

그러나 오늘날 남북관계는 다시금 멈춰 섰고, 남북공동선언의 결실은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분단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다시 대결시대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기감 속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남북의 약속은 신뢰의 근간으로서,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미국의 제재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이 어렵다고 할지라도, 약속의 당사자는 남과 북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남북합의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도 못하면서 대화만을 제안하는 것은 오히려 불신을 부추길 뿐입니다. 군사행동이나 대북 전단살포 등 합의에 역행하는 적대적 행동은 중단해야 마땅합니다.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정상화, 철도 및 도로연결, 군축으로의 지향 등 남북이 기왕에 합의한 사항들을 하루빨리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상호 적대적 행동이나 언사를 모두 중단하고, 남북공동선언 실현으로 총 매진하여 끊어진 남북통신선과 남북관계가 하루빨리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분단과 전쟁의 장벽을 넘어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당사자로서 이 오랜 역사적 과제는 회피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으며, 겨레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이 땅의 주권을 훼손하는 모든 개입과 간섭을 물리치고, 다시는 멈추지 않을 기세로 남북공동선언 이행으로 나아갑시다.


2020년 6월 13일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 평화통일대회

 

▲ 대학생들은 율동공연에 이어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6.15공동선언 1항의 합의를 펼쳐 보이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서울 민예총에서 2000년 6.15 통일둥이 딸과 함께 떠난 아버지의 통일 여정을 다룬 창작 노래극 '스무살 축하해'를 공연했다. 문진오·김가영·안계섭·이수진 가수와 강제권·윤아련 배우가 출연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추가2-14일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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