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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이해 차이, 상황은 부정적...잘 안될 때 대비해야"제36차 세종국가전략포럼, '2019 한반도 정세평가와 2020 한국의 전략'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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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3  17: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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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연구소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2019년 한반도 정세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 주제로 제36차 세종국가전략포럼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올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4월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의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고 북의 '새로운 길'을 경고한 연내 시한이 채 한달도 남지 않았다.

불안하지만 평화적 상태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격돌 직전까지 갔던 2017년에 비해 상황은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지켜보면서 커진 기대를 기준으로 보면 형편없는 추락이고 퇴보라는 실망감이 더욱 크다.

연말 시한까지 북미간 비핵화협상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그 와중에 남북관계는 제 자리를 잡아 갈 수 있을지,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비롯한 숱한 의문을 풀어가면서 우리 정부의 2020년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정책포럼이 3일 열렸다.

세종연구소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는 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019년 한반도 정세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을 주제로 제36차 세종국가전략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연내 2차 북미 실무회담과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부분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으며, 내년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우려가 더욱 컸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를 주제로 한 제1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연내 2차 북미 실무회담 재개 및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할 경우와 연내 시한을 경과한 두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는, 우리 정부가 △비핵화 중재역할과 전략적 딜레마 △북미 비핵화협상 촉진을 위한 한미공조 △북미 실무협상 직후 남북 군비통제 협상 재개라는 틀내에서 대응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내에 중장기적 한반도 평화주도권을 위해 전시작전권 전환 추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첨단무기 도입과 최소한의 전작권 전환 이행점검을 위한 한미군사연습이 불가피하지만 단기적으로 한미군사연습과 첨단무기도입 중단을 요구하며 대화를 거부하는 북과의 단기적 관계개선 사이에 발생하는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또 연내 2차 북미실무회담조차 열리지 못하는 경우 "북은 2020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미국 대선이 끝나는 11월 3일까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북미 및 남북 대화의 단절을 선언하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하면서, 이 경우 한미협의를 통해 "북이 '새로운 길'의 본격적인 추진을 일시유보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미국은 뉴욕채널을 통해 내년 2월 3일 시작되는 미국 대선레이스와 5월 초 50년을 맞는 NPT 평가회의를 앞두고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약속함으로써 북미대화 파국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더불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미래핵과 현재핵만 다루되 비핵화 목표(대상과 범위)를 분명히 밝히고, 트럼프 2기(또는 민주당 정부)에서 과거핵을 처리하는 단계적 이행 방안'도 창의적 해법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1기에서 '영변핵시설 폐기-핵-미사일 동결'과 '협상 중 한미군사연습 중단, 대북제재 한시적 유예'를 상응조치로 교환해 잠정타결을 시도할 수 있으며, '비핵화 대상과 범위'에서 북측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미국이 원하는 추가적 조치와 관련해서는 '북이 어느 시점에서 포괄적 신고를 할 것인가'를 수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와 함께 2차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3차 북미정상회담이 불발될 가능성에 대비해 '플랜B' 차원에서 '비핵화 불가론'에 입각한 대응 군사력 강화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 유도를 위한 군비통제 등 '플랜A' 마련을 위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이 우선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2차 실무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북미 양측 모두 이번 기회를 놓치면 외교적 방식으로 비핵화·평화체제 등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데 공감하고 있어 최소한 2차 실무회담 성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북한의 완고한 입장이나 미국의 복잡한 국내정치사정 등을 고려할 때 북미 실무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고 "연내든 (내년)연초든 2차 북미 실무회담이 열리더라도 실무회담을 바라보는 양측의 입장이 크게 달라서 합의 도출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직 시간은 남아있지만 다소 비관적인 이같은 전망은 결국 실무회담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짚었다.

미국은 '실무회담을 몇차례 개최하여 작은 조기성과(early harvest)들을 쌓아나감으로써 양측간에 신뢰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열어 실질적인 타결을 이끌어낸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사전에 '신뢰조치'를 얻어낸 뒤, 이를 기반으로 실무회담을 열어 제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룰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주고받는 의제들에 관해 협의한다'는 입장으로 갈린다는 것.

그러나 2차 실무회담조차 열리지 못해 북이 '새로운 길'을 추진하더라도 북은 사실상 레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실험, 중장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새로운 길'이 아니라 이미 병진노선에 따른 '과거의 길'이기 때문이다. 

다만 북은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추가 시험발사, 인공위성 발사 등의 조치로 위기 고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2019년 남북관계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에 대해 발표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역시 "2020년에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은 우리에게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이며,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과 남북관계 악화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이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고 전망했다.

또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속되더라도 남북관계는 답보상태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확실하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1년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내년에 북미 실무회담과 정상회담이 개최되더라도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장 본부장은 북이 이처럼 미국과의 협상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군부와 군수산업 분야의 반대 △한미연합훈련 재개와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북한 내부의 반발 △대북제재 완화 문제에 대한 미국의 경직된 태도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미국 대선에서의 재선 불확실성 △북중경제교류협력 확대로 인한 북한 경제상황의 호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종합하면 2018년에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가 빨리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과적으로 평화도 비핵화도 어렵게 됐다. 우리 정부의 노력도 있고해서 눈에 보이는 전쟁위협은 줄어들었지만 올해 들어 북은 12차례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다. 전반적으로 상황은 매우 어려워졌다"며 "내년에도 획기적 개선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특히 "연내 실무협상은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알맹이있는 3차 정상회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부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다만 "올해 또는 내년초까지 획기적 변화는 없을 것 같은데, 트럼프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북과 딜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는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시작되는 2월과 각당 후보지명이 이뤄지는 7~8월 사이인 내년 3월, 이때가 업적을 과시할 수 있는 시기"라고 기대를 남겨두었다.

우리 정부의 노력도 있고해서 눈에 보이는 전쟁위협은 줄어들었지만 북이 올해 들어 12차례 단거리미사일 발사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상황은 매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문정렬 전 국방대학교 교수는 "(북미간)근본적인 이해의 차이가 있고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요인이 훨씬 더 많은 상황에서 잘 안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 정부의 적극적 전략을 주문했다. 

먼저, 단기간내에 성사될 것으로 생각했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견지하면서 이를 20~50년 정도가 소요되는 장기 과제로 재조정하고 이 시기동안 평화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가 제 할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하면서, 북에는 비핵화에 대한 정의, 로드맵을 내놓지 않았으니 입장 표명을 하라고 요구해야 하며, 미국에 대해서는 비핵화 단계별로 제재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협상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비핵화협상이 지속되는 한 한미연합군사훈련, 공격형 무기도입은 중단한다는 우리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적어도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없는 한, 특히 북의 도발이 없는 한 한미연합훈련은 계속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는 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렬 연구위원이 언급한 딜레마 상황에 대해서는 "전략물자 도입은 문재인정부 이전에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중단할 수는 없지만 F-35A 등 추가도입은 순연하고, 독자개발 방식으로 무기자산을 확충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국방력 건설 등으로 무기현대화, 국방현대화는 추진하면서도 이것이 남북관계 진전을 저해하지는 않도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승-전-대북제재'로 끝나는 악순환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한발자욱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미국과 협의를 통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동맹관계에서 약간의 불협화음을 감수하더라도 더 큰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정-4일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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