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 경길을 두고, 북미협상의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9월 말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된 데 대해, 댄 스미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Institute, SIPRI) 소장은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16일 오전 서울 성북동 주한스웨덴대사 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IPRI와 그(볼턴)는 결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며 “볼턴은 북미협상이 총체적으로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결과물로 이뤄내길 기대한 것 같다”고 짚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매파로서, 대북강경론을 설파해 온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북미협상을 통한 동북아 평화정착 논의를 지지해 온 SIPRI의 목표와 다른 인물이라는 것.

그는 “볼턴이 경질되면서 비핵화 여정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딱히 볼 수 없지만, 하나의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완료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볼턴은 이란이나 북한 등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그가 원하는 세계정치 흐름, 억압, 강요의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경질이 9월 말 예견되는 북미 실무협상과 나아가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거론해 대북협상에 차질이 빚어졌으며,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경질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스미스 소장은 볼턴에 반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연하고 외교적 입장의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과정을 중시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물은 “미래를 향한 불분명한 로드맵이 담겨 있”고,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서 보듯,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므로, 이번 북미 실무협상도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그는 진단했다. 또한, 2020년 미 대통령 선거 과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인 선례를 보면 미국 대통령이 대선 4개월 전에 중요한 외교적 성과에 집중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예측할 수 없다. 재선을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대화 입장일 수 있고, 아니면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우려했다.

▲ 주한스웨덴대사관은 16일 오전 서울 성북동 관저에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소장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야콥 할그렌 대사와 연구소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스미스 소장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정치적 측면에서 어렵고 복잡하다. 한반도 평화 열쇠는 남한이 아닌 미국이 쥐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세계 힘의 현실”이라며 “남한은 계속해서 남북관계 완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어야 하고 북미 간 관계개선을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되어야 한다. 무역이나 문화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기자간담회에 자리한 섀넌 카일 SIPRI 핵무장군축비확산프로그램 본부장은 추후 발간할 연감에 북한의 핵탄두를 30~40개로 명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공개된 SIPRI 연감에서는 올해 북한의 핵탄두가 20개에서 30개로 늘어난 것 같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는 구체적인 자료가 아닌 북한의 무기 생산능력, 제작기술, 의도 등을 고려한 수치라고 카일 본부장은 설명했다.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 여부에 대해, 스미스 소장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비핵화 정의에 관한 토론과 논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양측이 생각하는 정의와 사고방식 등을 고려해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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