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향을 밝혔다. [사진제공 - 청와대]

“일본경제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입니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오후 2시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는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은 2018년 기준 국민총생산(GDP) 5조 706억 달러로 세계 3위이고, 한국은 1조 6,556억 달러로 세계 11위 규모다. 인구 역시 2019년 기준 일본은 1억 2,685만 명으로 세계 11위, 한국은 5,171만명으로 세계 28위다. 참고로 북한 인구는 2,572만이다. 남북 경제가 통합될 경우 경제규모와 내수 시장 확대 효과는 자명한 이치다.

통일교육원은 올해 3월 발간한 『2019 통일문제 이해』에서 “한반도에 경제공동체가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남북 간의 경제력 격차가 성공적으로 해소될 경우, 한반도는 인구 8000만에, 세계 10위권 안에 포함되는 경제규모를 갖추게 되는 등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의 지위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평화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굴곡이 있다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니다”며 “긴 세월의 대립과 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고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일본의 잇단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남북 간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대응 방향으로 제안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국제제재를 이유로 개성공단 재개 등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도 민주인권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한반도 평화 질서를 주도적으로 개척하며 국제무대에서 공존공영과 호혜 협력의 정신을 올곧게 실천해 나갈 것이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 보편의 가치와 국제규범을 지켜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이라는 정치문제를 경제 보복조치로 연계시킨 일본 아베 정권을 겨냥한 발언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번 일을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일본의 무역보복을 극복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일본 경제를 넘어설 더 큰 안목과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또한 “한편으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수출입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의 경제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며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결코 우리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다”며 “오히려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성숙한 민주주의 위에 평화국가와 문화강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경제강국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며 “국민들께서도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승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데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전략물자 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2일 문 대통령은 곧바로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무역보복”이라며 “지금의 도전을 오히려 기회로 여기고 새로운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수석보좌관회의에는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정책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들이 참석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고민정 대변인을 비롯해 수석비서관들과 보좌관들이 참석했다.

 

<대통령 모두발언(전문)>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해 정부와 기업과 국민이 한마음으로 대응해 주고 계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이번 일을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일본의 무역보복을 극복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일본 경제를 넘어설 더 큰 안목과 비상한 각오가 필요합니다. 부품․소재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과 함께 경제 전반의 활력을 되살리는 폭넓은 경제정책을 병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당장 이번 추경에 이어 내년도 예산편성에서부터 그와 같은 정부의 정책의지를 충분하게 반영해 주기 바랍니다.

또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장점인 역동성을 되살리고 더욱 키워야 합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을 갖춘 IT 강국이며 혁신 역량에 있어서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2벤처 붐 조성으로 혁신창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고,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이뤄냈습니다. 우리가 미래먹거리로 삼은 시스템반도체, 전기차와 수소차,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수출입을 다변화하는 등 우리의 경제영역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믿습니다.

일본은 결코 우리 경제의 도약을 막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더 키워주는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는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경제가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경제 규모와 내수시장입니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으로 평화경제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단숨에 일본의 우위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평화경제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굴곡이 있다 해서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긴 세월의 대립과 불신이 있었던 만큼 끈질긴 의지를 가지고 서로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가능한 일입니다. 평화경제야말로 세계 어느 나라도 가질 수 없는 우리만의 미래라는 확신을 가지고,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갈 때 비핵화와 함께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그 토대 위에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간 아픈 과거를 딛고 호혜 협력적 한일관계를 발전시켜온 양 국민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나라, 일본’이라는 비판도 일본 정부가 스스로 만들고 있습니다. 일본이 자유무역질서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도 매우 큽니다. 일본은 경제력만으로 세계의 지도적 위치에 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경제강국으로 가기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면서도 민주인권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며 자유롭고 공정한 경제,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일관되게 추구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 질서를 주도적으로 개척하며 국제무대에서 공존공영과 호혜 협력의 정신을 올곧게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인류 보편의 가치와 국제규범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도덕적 우위를 바탕으로 성숙한 민주주의 위에 평화국가와 문화강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경제강국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담대한 목표와 역사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고 승리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데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추가,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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