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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죽비> ‘친서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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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6  09: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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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얀 종이위에 곱게 써내려간 / 너의 진실 알아내고 난 그만 울어버렸네” 1970년대 포크송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남성 듀오 ‘어니언스’의 히트곡 ‘편지’의 한 구절이다. 빨간 우체통에 밤새껏 쓴 편지를 넣거나 우체부가 전해주는 편지 한통 받아본 지가 언제인가, 아득하다. 편지에는 애틋한 사연이 있다. 지금은 지나간 추억인가? 그런데 이 시대에도 편지로 정치와 외교를 즐겨 하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북한’이다. 인터넷 시대에 전자우편과 SNS로 소통한다고 하지만 왠지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게 있다. 사람의 감정과 체취, 나아가 마음 속 진실을 전하기에는 아무래도 손수 쓴 종이쪽지로 전해주는 편지가 제격이 아닌가 싶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서를 지난 주말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CNN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친서가 인편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서 받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답신일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초인 지난 2일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훌륭한 친서’라고 치켜세운 뒤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착상태에 있는 양국이 최고지도자들 간에 그나마 친서 교환을 통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양국이 ‘친서 외교’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이 정도라면 친서 외교가 북미 정상 간 소통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두 정상의 빈번한 친서 교환은 지난해 주요 고비 때마다 대화를 추동하고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친서를 누가 얼마나 보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적어도 여섯 차례. 첫 번째 친서는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을 때 김 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편에 보낸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6월 12일에 열릴 것이라고 확정했다.

◆ 사실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내외를 막론하고 다방면적으로 소통한다. 사회주의 나라들 사이에서 최고지도자들 간에 서한을 주고받는 일은 다반사. 북한은 당이나 국가 기념일, 그리고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 중국, 쿠바 등 사회주의 나라들과 서한을 주고받는다. 남북 사이에도 친서를 주고받았다.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여정 특사가 첫 친서를 가져왔으며, 특히 새해를 이틀 앞둔 지난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화제가 됐다. 이 세밑 친서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무산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래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 서한은 외교만이 아니라 정치에도 즐겨 사용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 내부나 재일 총련에도 친서 정치를 통해 소통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북한은 대외에 사용할 홍보나 선전 수단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사회주의 나라의 홍보는 자본주의의 그것과 개념이 다르다. 북한이 대외 기관이나 언론매체를 통해 무언가를 외부에 알릴 때 곡해되는 경우가 수다했다. 이러니 북한 최고지도자의 ‘진심’은 제3의 수단이 아닌 직접 쓴 글이 제격일 수도 있겠다. 북한의 역대 최고지도자들이 친서를 즐겨 사용해온 이유다. 다소 예스럽기는 해도 친서 외교는 북한과 외부세계와의 확실한 소통 방법 중의 하나다. 북한의 신년사 발표, 북중정상회담에 이어 연초부터 ‘김정은-트럼프’ 사이에 친서가 교환됐다면 이는 양국 사이에 뭔가 중요한 일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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