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북미대화 의지와 경고. 미국과 중국 주요 매체들이 분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 메시지다. 

미국 <CNN>은 1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으나 미국이 북한에 계속 일방적인 요구를 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대미 메시지를 요약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핵실험 중단’을 넘어 ‘핵무기 생산 중단’을 밝힌 데 주목했다. 지난달 20일 대북 전략보고서에서 미국 국무부가 ‘당면 목표’로 제시한 ‘동결’에 부응할 준비를 갖춘 셈이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핵무기연구부문과 로케트공업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핵무기 생산을 계속해왔으며, 현재 추세라면 북한이 2020년에 핵탄두 100개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CNN>은 ‘플랜B’에 해당하는 “새로운 길”이 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알렸다. 

신년사 말미에 김 위원장은 “가혹한 경제봉쇄와 제재 속에서도 자기 힘을 믿고 자기 손으로 앞길을 개척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지난 한해를 긍지높이 총화하면서 다시한번 재삼 확신하게 되는 것은 우리 국가는 그 어떤 외부적인 지원이나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능히 우리 인민의 억센 힘과 노력으로 우리 식 사회주의발전의 길을 따라 힘차게 전진해 나갈 수 있다는 진리”라는 말로 “새로운 길”을 암시했다. 올해 구호도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이다.

<CNN>은 김 위원장의 모습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해 단상에 서서 신년사를 낭독했던 그가 올해는 가죽 의자에 앉았다. 짙은 감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청회색 넥타이를 착용해 “자신감 있고 정상적이며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했다. 집무실 벽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사진이 걸렸다. 

<AP통신>도 김정은 위원장이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북한의 주동적인 노력에 맞춰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와 상응하는 실천적 행동 없이 일방적으로 무엇을 강요하면서 제재.압박을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짚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우리는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데 대하여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든 다시 만나겠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김 위원장이 북미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도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했으나,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다른 길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동국대 김용현 교수를 인용해 “김정은이 제재 완화를 강하게 촉구하면서 평화적 대화를 통한 핵문제 해결을 강조했다”면서 “이렇게 말함으로써 김정은이 트럼프 쪽으로 공을 넘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일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에는 남북관계의 발전과 북미관계의 진전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고 본다”면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의지는 새해에 한반도 문제가 순조롭게 풀리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가, 15:10)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