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남의 장단에 춤 출 것이 아니라 우리 장단에 춤을 추는 것이 제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후 6시 청와대 본관 영빈관에서 재외공관장 격려 만찬을 주재하면서 1948년 우사 김규식 선생의 발언을 소개했다. 김규식 선생은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에 참석해 남북 분단을 막으려했지만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는 이 말에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가는 원칙과 방향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여는 것은 국민과 함께 할 때만 가능하다. 또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와 함께 걸어가되, 우리가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 고위급회담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남북이 주인이 돼 상황을 끌어가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올해 4월,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왔다. 나는 9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했다”며 “남북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합의했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실천하고 있다”고 열거했다.

특히 ‘구체적 조치’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공동경비구역의 비무장 이행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지역의 지뢰 제거 및 전사자 유해 발굴 △남북 철도 연결 공동조사 진행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며 “누가 시켜서, 남의 힘에 떠밀려서 이뤄진 변화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 정부는 국민과 함께, 그리고 세계와 함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여정을 계속 걸어가야 한다”며 “재외공관장회의에서도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대한민국은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다. 우리도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국민중심의 국익외교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과거의 외교를 답습하는데서 벗어나 새롭게 생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외교다변화도 중요한 문제”라며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은 외교다변화의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함께하는 혁신적 포용국가의 활로를 외교가 앞장서서 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기를 바란다”면서,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초당적 자세로 우리 외교가 나아갈 길을 함께 고민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았던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평화는 평화적인 방식으로만 얻을 수 있다. 그런 평화의 방식으로 일을 해결하는 분들이 바로 외교관들이다”라며 “우리가 바라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선 국제적 공감대와 지위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분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고 마무리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180명의 재외공관장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참석했고, 홍남기 기획재정부‧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조명균 통일부‧박상기 법무부‧정경두 국방부‧김부겸 행정안전부‧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박능후 보건복지부‧김현미 국토교통부‧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청와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등이 배석했다.

(추가,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