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공군의 ‘비질런트 에이스’ 연합공중훈련이 아직 유예 결정되지 않았다. 미국 측은 유예를 제안했지만, 한국 측은 군사대비태세를 이유로 훈련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한국 측은 유예하더라도 독자훈련은 그대로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 유예 방향에 대해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SCM(한미 연례안보협의회)에서 결정해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지난 19일(현지시각) 12월 초 예정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유예(suspend, 중단)한다고 밝힌 것과 다른 내용.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한.미 국방장관이 훈련 여부에 대해 논의했으며, 미 측은 유예를 한국 측은 훈련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당국자는 21일 “메티스 미 국방장관이 외교적 노력에 대한 군사적 지원 차원에서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유예를 제의했다”며 “우리는 미측의 제의에 대해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는 데 대한 원칙을 공감하지만, 군사 대비태세를 위한 조정방안이 필요하다고 다시 제의했다”고 밝혔다.

공중훈련은 군사대비태세를 위한 목적이고, 대규모 훈련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발전된 지휘통제시스템을 활용해, 한국의 독자적인 훈련을 통해 한.미가 훈련 내용을 공유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면 된다는 게 한국 측의 입장.

이 당국자는 “우리 훈련은 무조건 한다. 한국군 훈련에는 변동이 없다. 어떤 연합훈련 소요변경이 있으면 (훈련) 시간에 얹혀서도 한다”며 “미측은 대규모 장비 투입에 대해서 유예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지만, (우리는) 한군데 모여야만 훈련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유예로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련 유예가 아닌 조정될 가능성이 큰 것. 이는 공군 출신인 정경두 국방장관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경두 장관이 훈련 유예를 제의한 해병대 출신인 메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공군 훈련 필요성을 거듭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연합방위태세를 위한 군사준비 태세 유지 측면에서 훈련 필요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한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오는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기로 했지만, 1만km 떨어져 공중훈련을 실시해도 된다는 것.

‘비질런트 에이스’ 한.미 연합공중훈련 최종 ‘유예’ 결정은 10월 말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위원회 본회의(MCM)와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내려진다. 하지만 국방부는 단독 훈련은 그대로 실시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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