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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론> 남북관계, 이보다 더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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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0  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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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할 수 없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면 단연코 지금 남북관계가 그렇다. 구구절절이 이유를 댈 필요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측 국무위원장이 19일 합의 발표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 시기 남북 정상 간에는 2000년 6.15공동선언, 2007년 10.4선언 그리고 올해 4.27판문점선언이 있었다. 모두 각 선언의 고유한 가치가 있지만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의 가치는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를 세계에 알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선언은 △비무장지대 등 한반도 전쟁 위험 제거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터전 조성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등 모두 6개항으로 되어 있다. 모두 다 소중하지만 그래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첫째 항과 다섯째 항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9일 평양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관련 브리핑을 열어 문 대통령이 평양에 오기 전 국민들에게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 완전한 해소’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에서의 상당한 진전’ 크게 두 가지 약속을 했다면서 “두 가지 약속이 어제, 오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많은 성과를 내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자평했다.

이번 선언의 첫째 항은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하였다”고 적시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 비서관은 19일 평양 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이 부속합의서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과 연결돼 있다”면서 “사실상 불가침합의서”라고 규정했다.

첫째 항이 남북 사이의 전쟁 종식을 밝혔다면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고 적시된 다섯째 항은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을 담았다. 이는 남과 북이 합작해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특히 이 다섯째 항의 3호에서 “남과 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하였다”며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남북공조를 천명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측은 이른바 ‘북핵 문제’와 관련 남측이 얘기를 꺼내는 것조차 극도로 경계해 왔는데, 이제는 운운 수준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의 민족공조 차원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북측 표현을 빌리자면 ‘사변적’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또 하나, 여섯째 항의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도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일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과 관련 주변 참모들은 전부 다 반대를 했는데 김 위원장이 결단을 하고 문 대통령이 독려를 했다는 후문이다. 2000년 6.15공동선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적절한 시기에 서울 방문’이 들어가 있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여기서 ‘적절한 시기’란 김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했는데 결국 ‘분위기 조성’이 안 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김 위원장이 밝힌 ‘가까운 시일 내’ 서울 방문에 대해,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 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 라는 의미”라고 설명해, 올해 서울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강하게 열어놨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남북관계라면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남북 70여년의 분단사에서 언제 이런 적이 있었는가. 물론 남북관계가 이처럼 늘 순항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세 변화와 외풍에 따라 흔들리거나 멈출 수도 있다. 두 정상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진 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가로놓여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도 “완전히 새로운 길인만큼 여러 가지 도전과 난관을 만날 수도 있다”면서도, 두 정상은 서로 힘을 합해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남북이 민족화해 차원을 넘어 민족공조에 이르렀음을 선언한 것이다. 두 정상이 이룩한 지금 이 지점, 이보다 더할 수 없는 이 지점이 최고점이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안전판, 나아가 향후 남북관계가 더 발전하고 종당에는 통일로 가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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