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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울 왕이 그러했듯이, 제대로 하고 있다<기고> 김상일 전 한신대학교 교수
김상일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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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6  10: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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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일 / 전 한신대학교 교수

 

과학자들이 원래 찾으려 했던 답을 찾으려다 그 답 자체는 찾지 못해도, 그 찾으려는 노력 과정에서 그 답보다 더 큰 다른 답을 찾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 중 하나가 수학자들이 5차 방정식의 해를 구하려다 해 자체는 찾지 못해 실망했지만, 그 실망은 더 큰 보화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마리오 리비오는 갈루아 군론 발견을 두고 수학자의 금자탑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에바리스트 갈루아, 269 참고). 즉, 갈루아(1811-1832)는 19세 나이에 죽기 전 날 밤에 5차 방정식의 해를 찾는 과정을 그의 동생에게 남겼다. 그 유고에는 군론이란 다른 발견이 있었다.

마리오는 구약성서 사무엘 상서에 등장하는 유대의 첫 번째 왕 사울 왕의 비유를 든다. 사무엘상 9장에는 사울이 왕이 되는 계기를 소개하고 있다. 벤야민 지파에 속한 사울의 아버지는 기스였다.

어느 날 집에서 기르던 암나귀 여러 마리를 잃어버리자, 기스는 아들 사울에게 종을 하나 데리고 나귀들을 찾아오라고 떠나보낸다. 며칠을 찾아도 찾지 못해 돌아가려 하자 종이 이 근처에 사무엘이라고 하는 예언자가 있으니 한 번 만나보고 가자한다.

사울은 종의 말을 따라 사무엘을 만난다. 사무엘은 사울을 보자 말자 앞으로 나라의 왕이 될 것을 내다보고 “온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대가 누구에게 걸려 있는지 아는가? 바로 그대와 그대 아버지의 온 집안입니다”(9장 20절)하고 축복한다. 그리고 그는 유대 초대 왕이 된다.

사울은 흩어져 있던 부족들을 통일하여 유대 역사상 최초의 왕이 된다. 진정한 통일은 다음 다윗 왕에 와서 이루어졌지만, 그 초석은 사울 왕이 닦아 놓은 것이 분명하다.

지금 북미 대화가 답보 상태에 있고 그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마치 북핵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가 목표이고, 모든 것의 관건인 냥, 거기에 목을 매달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마치 사울 왕이 암나귀 몇 마리 찾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그 목적을 찾으려다 그가 만난 것은 사무엘이었다. 그래서 사울은 왕좌에 오르게 되었다. 갈루아가 5차 방정식 푸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군론이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은 구약성서의 이 단막극 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는 것 같다. 북미 대화라는 목표물을 향해 가는듯하지만 그 가는 과정 자체에서 큰 것이 이루어질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북미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이 목표인 것 같지만, 남북경협과 유라시아 철도 연결, 그리고 체육 교류 등과 같은 거기로 가는 노정 자체에서 통일 대업을 이룰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이러한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이 알고 있다는 믿음을 우리는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독일 통일이 우리 통일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해 냈다. 독일은 서로 영구 분단을 약속한 터가 아니던가? 그러나 독일이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한 이유는 통일이란 목표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빌리 브란트의 정치 철학이 그러했다. 브란트는 동독과 여러 가지 통로로 방법으로 부단히 대화하는 노력을 했다.

과정으로서의 통일의지가 판문점 선언 속에 들어 있다고 본다. 남북 지도자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확신을 남북 민족 구성원들은 알고 있다. 5월 달에 북미정상회담이 파산나려고 할 때에 남과 북의 정상이 다시 만나 우리 스스로가 목표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북미 대화가 목표냐? 그렇다면 그것을 성사시키는 과정 자체는 우리가 해 주마.

개구리가 푸딩에 빠져 죽게 되었을 때에도 개구리의 푸딩 속에서 허우적거림 자체가 푸딩을 굳게 만들어 살아나올 수 있게 한다. 판문점 보도다리 주변의 숲 속에는 이리 늑대들이 남북 두 지도자가 사슴 형제같이 정담을 나누는 것을 보고 시기 질투하면서 언젠가 덮치려 했다. 미국의 네오콘들 그리고 국내의 보수 야당들이 바로 숲 속의 야수들이다.

사울이 나귀 찾다가 사무엘을 만나 왕이 돼 통일 왕국의 초석을 만들 듯이 우리 민족의 앞날에도 이런 행운이 안 따르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공양미 삼백 석이 심 봉사의 눈을 뜨게 한 게 아니고, 그 과정에서 뺑덕 애미를 만나 패가망신하고 다리 위에서 떨어지고 하는 천신만고의 과정이 눈뜨게 했듯이 불철주야란 말 그대로 우리끼리 해 나가야 한다.

과정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종래의 철학은 존재가 과정을 만든다고 했지만, 과정 철학은 과정이 존재를 만든다고 한다. 이를 존재론의 원리(principle of ontology)라고 한다”고 했다.(‘과정과 실재’ 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존재론의 원리’에 입각해 제대로 잘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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