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겨레하나'가 제작한 '판문점선언' 광고 시안. 서울교통공사는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광고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 [자료제공-대학생 겨레하나]

서울교통공사가 시민들의 성금으로 모은 ‘판문점선언’ 옥외광고 설치를 거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생 겨레하나’는 지난 1일 서울교통공사(사장 김태호)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설치할 ‘판문점선언’ 옥외광고를 “자유한국당이 ‘알맹이없는 쇼’라고 하지 않느냐.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생 겨레하나’는 지난 4월 6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시민 2백여 명의 모금으로 ‘판문점선언’지지 광고를 제작, 서울교통공사에 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8일 “자유한국당 항의가 예상된다.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승인이 있으면 재심의를 하겠다”며 심의를 반려했다.

이에 ‘대학생 겨레하나’ 측은 종로구 선관위로부터 ‘문제없다’는 메일을 받고, 서울교통공사에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중앙선관위의 의견을 받아와야 재심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이와 관련, 중앙선관위 측은 “보통 해당 지역선관위에서 처리하는 것이 선관위 체계와 절차”이며 “지역선관위 해석이 선관위 해석이라고 보면 되”고 “중앙 공문 발송은 매우 시일이 오래 걸리고 선관위 체계를 봐도 지역 선관위 답변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교통공사 담당자와 직접 소통해 처리할 것”을 추천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 측은 별도로 중앙선관위와 광고자율심의기구에 광고 가능여부를 요청했고, 중앙선관위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광고자율심의기구는 일부 수정을 결정내린 것.

‘대학생 겨레하나’는 광고 일부 수정을 거쳐 서울교통공사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답변은 똑같았다.

“자유한국당의 항의가 예상된다. 없던 절차를 만드는 게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알맹이없는 쇼’라고 하고 있지 않느냐. 문재인 대통령 생일광고 때처럼 항의와 논란이 예상된다. 그래서 다시 절차를 밟겠다”며 광고 게재 재검토에 들어갔다. 오는 8일 외부전문가 위원회를 소집해 재심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대학생 겨레하나’는 “이대로라면 시민들의 의견광고는 서울 지하철 역에 실리지 못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판문점선언’을 반대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5일 “‘한국당 반발’ 등 특정 정당을 언급하거나 광고 게재를 거부한 사실이 없다”며 “해당 광고의 게재 여부는 공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어 관련 절차에 따라 내․외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5일 15:27) (제목 수정, 5일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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