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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다섯 가지 제안<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장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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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21  10: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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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은 9천만 국내외 한민족의 가슴을 벅차게 하였다. 판문점선언 이전 한반도 정세는 브레이크 없는 두 기차가 마주 보고 달리는 전면적 군사충돌 일촉즉발이었다. 그런데 4.27 판문점선언이후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확실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전 세계는 김정은 위원장의 남북회담시 보여준 인간적 면모와 솔직함을 보고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그후 전개되는 남북관계발전, 북미관계 및 북중관계 전개상황도 실제로 매우 순조로웠다. 그런데 5월 16일 남북고위급회담 당일 이른 새벽에 팩스로 보내온 북한 리선권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한미합동공중훈련 중인 ‘맥스 선더’를 비난하면서 고위급회담을 무기연기한다고 하였을 때 매우 혼란스러웠다.

통일부가 밝힌 북한의 고위급회담 취소 이유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중인 ‘맥스 선더’ 외에도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국회출판간담회 발언이 문제였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서는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보도하였으며, 또 “천하의 쓰레기들까지 국회마당에 내세워 우리 최고의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을 버젓이 방치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태영호 공사는 4.27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외교적 행보가 ‘쇼맨십’에 불과하다”거나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발언을 하곤 했다. 5월 16일 남북고위급회담 바로 전인 5월 14일 국회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반복하여 역사적 남북관계 해빙무드에 찬물을 뿌리는 듯 북한을 매우 자극하였다.

그 외에도 미국 대통령 안보특보 존 볼턴이 미국이 마치 승전국처럼 지나친 대북 적대적 발언 및 리비아식 핵문제 해결 모델 적용 강조 등도 남한 비판의 배경에 깔려있다. 볼턴의 리비아식 해법이란 선핵폐기를 강조하는 것인데, 동시이행의 원칙을 주장한 북한은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남한 정부도 북한이 처한 정치.경제.국제적 상황을 매우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고, 우리만의 승리감에 도취하여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자성을 해야 한다. 4.27 판문점선언은 남북이 같이 주도를 하여서 여기까지 왔는데 핵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측이 맏형으로서 북한이라는 상대가 처한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북한의 자존감에 상처를 결코 내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5.16 남북고위급회담 무기연기와 23~25일 예정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절차에 남한 언론만 초대를 거부하는 북한의 행태를 결코 변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도 남측에서 충분히 예상하여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을 대비하여 남북한 물밑접촉에서 충분한 소통을 하여 조정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 측이 너무 안이한 대처를 한 것이 아니냐하는 의문을 갖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했듯이 판문점선언 이행은 질그릇 자기를 만들듯이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국방부는 미국 정부당국에게 군사문제에 대해서 사전에 긴밀한 협의를 했어야만 했다. 공격적인 최첨단 무기를 증파한 이번 한미연례합동군사훈련은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연례한미군사합동훈련이지만, 미국의 최첨단 무기를 증파하여 공격성이 농후한 군사작전을 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북한에 대한 위화감을 주기위한 의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을 조금 아는 전문가라면, 일인 지배체제인 북한에서는 노골적으로 체제존립 보장 요구를 공개협상에서는 말하지 않지만, 명분상으로는 최고의 존엄을 건드리는 것은 매우 싫어한다. 그래서 북한과의 대화에서는 북한 내부 주민 입장을 고려하고, 또 체제의 최고 존엄을 결코 건드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이러한 배려를 남한 정부가 중재자로서 적극 나서야 하는 데 이번에 큰 실책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5.16 남북고위급회담 무기연기에 대한 통일부 성명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 5.16 고위급회담 무기연기에 대한 통일부의 성명에서 “유감”이라는 종래의 태도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얼마나 심각한 국면인데 통일부가 예전 관례처럼 성명서를 낸 것은 매우 미흡하다.

판문점 선언을 남북이 주도하여 이루었듯이 그 성공도 처음부터 끝까지 남북이 주도하여야 한다. 북한은 아직도 남한을 신뢰하고 대장정을 시작하고 지금도 남한을 믿고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절차도 계속 밟고 있다. 그렇다면 남한 정부는 북한의 깊은 신뢰를 유지하기위해서 한 치도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는 행태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 미국 및 UN을 비롯하여 국제사회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은 지금 보다 훨씬 세심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

아직도 늦지 않다. 북한은 6.12 북미정상회담 준비 및 풍계리 핵실험장의 핵폐기 절차를 계속 밟고 있다. 남한 정부는 그 조정자로서 선제적으로 4.27 판문점선언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기회에 대내외적인 혁신적 조치와 제안을 해봄 직하다.

첫째, 한국정부가 북한의 특수한 입장을 배려하여 북미회담 장소도 싱가포르보다 판문점으로 바꾸는 문제를 미국정부와 신중하게 의논해보기 바란다.

둘째, 현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판문점선언 이행은 남북 주도로 이끌어 가야하며, 미중 도움으로 이끌어가는 구도는 통일한국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양국지도자는 명심해야 한다. 이것은 판문점선언의 정신에도 타당한 것이다.

셋째,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게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해서 북한의 가장 싫어하는 한미군사합동훈련의 규모를 축소하고, 북한인권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삼가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넷째, 대한민국 국회도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가 어려우면 최소한 초당적으로 “판문점선언” 국회 지지 결의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섯째, 남한 정부도 “대국민 대통령 특별선언”을 통해서 판문점선언의 성공을 위한 초당적 여야 국회 및 국민적 협조를 부탁하는 “판문점선언이행 평화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고대 법대 졸업, 서울대 법학석사, 독일 킬대학 법학박사(국제법)

-한국외대 법대 학장, 대외부총장(역임)
-대한국제법학회장,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본부회장.
엠네스티 한국지부 법률가위위회 위원장(역임)
-경실련 통일협회 운영위원장, 통일교욱협의회 상임공동대표,민화협 정책위원장(역임)
-동북아역사재단 제1대 이사,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역임)
-민화협 공동의장, 남북경협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아시아역사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현재)
-한국외대 명예교수, 네델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자문위원, Editor-in-Chief /Korean Yearbook of International Law(현재)

-국제법과 한반도의 현안 이슈들(2015), 한일 역사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공저,2013), 1910년 ‘한일병합협정’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공저, 2011),“제3차 핵실험과 국제법적 쟁점 검토”, “안중근 재판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 등 300여 편 학술 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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