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5년 출범해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촛불항쟁의 서막을 열었던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10일 민중공동행동으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 출범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촛불에 처음 불을 당겼던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민중공동행동'으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운 출범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에 즈음해 새로 출범한 민중공동행동은 '촛불 민중의 봄, 우리가 앞당기자!'라는 구호를 앞에 내세웠다.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빈민해방실천연대, 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한 50여개 진보·민중단체들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우리는, 위대한 촛불 항쟁의 도화선이 되어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사명을 국민과 함께 완수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계승하고, 새로운 정세에서 아직 미완인 촛불 민의를 끝까지 관철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하는 민중의 투쟁조직 '민중공동행동'의 출범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지난 2015년 9월 9일 정권퇴진이라는 민중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노동·농민·빈민·청년 등 53개 부문단체와 333개 지역단체로 출범하여 그해 11월 광화문 도심에 13만명이 모인 민중총궐기를 실현함으로써 박근혜 정권 퇴진의 서막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폭력 살인 진상규명과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결합되면서 위대한 촛불항쟁으로 발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1년 전 이곳 광화문 광장에서 이명박, 박근혜 적폐정권을 촛불의 힘으로 끌어내려 그 어둡던 사회를 촛불의 힘으로 밝혀냈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를 출범시킨지 1년이 지나도록 촛불항쟁으로 실현하려던 새로운 사회와 사회대개혁은 지지부진하다"면서 "이제 다시 그 촛불의 열망을 구체적인 성과로 만들어 내기 위해 오늘 민중공동행동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는 "2015년 민중총궐기로 무도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열망이 가득했다. 이제 한반도 평화의 봄은 맞이했으나 아직 민중의 봄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이 봄의 한계를 지적했다.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촛불 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넘도록 국민들에게 심판받은 박근혜, 이명박과 같은 감옥에 있는 이 현실이 참담할 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는 아직도 요원하고 농민은 우리 국민이 아니라는 듯 '패싱'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민중이 앞장서고 각계 민중·진보단체들이 힘을 합쳐 한반도 평화의 봄과 함께 민중의 봄을 맞이 하기 위해 '민중공동행동'을 출범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심오섭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의장, 이빈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대표,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가 출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들은 이날 출범선언문에서 △민중생존권 쟁취, △재벌체제 개혁, △완전한 평화체제 실현을 큰 과제로 제시했다. 또  △국회내 적폐잔당들의 촛불입법 과제 방해 △사드배치 강행 △한일위안부 야합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온존 △이재용 석방 △노조할 권리 미보장 △노동자 일방적 희생 강요하는 구조조정 강행 △과도한 임대료와 건물주의 갑질 △노점단속과 강제철거 △개방농정 지속 △고용불안과 주거난 △한상균 위원장 등 양심수 미석방 등을 여러 미완의 과제라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이날 별도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 1년을 진보민중진영의 눈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는 한마디로 촛불 대통령임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중의 기대는 적지 않았지만 정부의 행보는 민중들의 기대만큼 실질화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

퇴진행동이 지난해 2월 국민의견을 반영해 발표했던 10대 분야 100대 촛불개혁과제를 대상으로 지난 3월 10일 박근혜 파면 1년 시점에서 점검한 결과 100대 과제 중 전혀 진척이 없는 과제가 39개 였는데, △재벌의 사내유보금 환수 △노조에 대한 손배가압류 금지 △장애인시설폐지 △공공병원 확충 및 비영리민간병원 공공성 강화 △의료민영화 중단 △밥쌀수입중단 △농가소득 보장 △개방농정철폐와 식량자급률 제고 등 특히 농민과 빈민, 사회적 소수자 권리 보장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민중공동행동은 촛불의 주역이기도 한 노동자, 농민, 빈민들이 먹고 사는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기 전에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미투 운동으로 한차례 심각한 변화를 겪고는 있으나 사회적 소수자 권리 보장에 해당하는 성별 임금차별해소, 낙태죄 폐지, 성수소자 차별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과제도 시급히 손봐야 할 개혁과제로 꼽았다.

[출범 선언문](전문)

“촛불 민중의 봄, 우리가 앞당기자!”

오늘 우리는, 위대한 촛불 항쟁의 도화선이 되어 박근혜 정권 퇴진이라는 사명을 국민과 함께 완수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를 계승하고, 새로운 정세에서 아직 미완인 촛불 민의를 끝까지 관철하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하는 민중의 투쟁조직 ‘민중공동행동’의 출범을 선언한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반통일 폭정에 맞서, 정권퇴진이라는 민중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출범하였으며, 2015년 11월 13만명이 결집해 투쟁을 전개함으로써 박근혜 정권 퇴진의 서막을 열었다. 
갑호 비상령과 물대포, 정권이 장악한 언론의 왜곡 등 가공할 탄압 속에서도 2015년 총궐기는 민중에게 승리의 희망과 결의를 안겨주었다. 해를 넘겨 서울대병원에서 가열차게 전개된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폭력 살인 진상규명 투쟁,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들의 투쟁이 결합되며 위대한 촛불 항쟁으로 발전하였다.

그렇게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촛불의 힘은 평화의 봄을 부르고 있다. 극단적인 대북 적대와 전쟁 불사가 사라지자, 우리는 정세의 순흐름을 타고 70년 넘게 이어진 분단과 적대, 전쟁을 넘어서기 위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목도하고 있다. 평화와 통일의 새 시대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촛불의 힘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봄을 부르고 있다. 재벌 갑질에 대한 폭로, 미투 운동, 그간 억눌려 왔던 생존에 대한 요구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제 민중은 더 이상,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세력들, 민중의 자존과 생존을 침해하는 기득권 세력의 억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여전히 수많은 미완의 과제들이 남아있다.

촛불 항쟁으로 이미 대표성이 부정되었음에도, 적폐 잔당들이 국회 의석의 상당수를 방패로 촛불 입법 과제를 가로막고 있다. 사회 곳곳에도 수많은 적폐들이 또아리 튼 채 촛불 민의의 관철을 가로막고 있다.

현 정부에서도 대표적 적폐인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한일위안부 야합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파기되지 않고 있다. 재벌체제에는 손도 대지 못하는 동안 이재용은 슬그머니 석방되고 말았다. 노조 할 권리는 여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조정이 강행되고 있다. 중소상인들은 여전히 과도한 임대료와 건물주의 갑질에 고통받고 있으며, 빈민은 여전히 노점 단속과 강제철거에 시달리고 있다.

개방 농정의 지속으로 농업 문제는 사실상 방치된 상황이며, 농민 생존권은 벼랑 끝에 있다, 일자리난, 고용불안, 주거난으로 민중 생존권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한상균 위원장 등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폭정에 맞서 싸운 이들이 석방되지 못하고 박근혜와 함께 감옥에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우리에게는 여전히 촛불 민의를 끝까지 관철하여, 민주와 민생, 평화와 통일의 봄을 앞당겨야 할 과제가 놓여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촛불 민의를 관철하여,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봄을 앞당겨야 한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확대하고, 국가보안법, 테러방지법을 폐기하며, 정보정치의 산실 국가정보원을 해체해야 한다.
정권의 충견, 민중에 대한 몽둥이로 역할해 온 법원과 검찰, 경찰을 개혁해야 한다. 국가가 행한 노동자 민중 탄압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여성, 이주민,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감옥에 갇힌 양심수를 전원 석방하여야 한다.
민중이 참여하는 개헌, 민중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통일의 기반을 만드는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촛불 민의를 관철하여, 민중에게 안전한 사회와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의 방해로 조작·은폐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4대강의 재자연화, 탈원전, 미세먼지 해결 등 생태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모든 노동자를 안전하게 일하며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촛불 민의를 관철하여, 재벌 체제를 타파하고 민생의 봄을 앞당겨야 한다.
살인적 사회양극화의 주범인 재벌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재벌 총수일가들의 전횡을 엄벌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쌀 수입을 중단하고 식량 자급률을 제고하여 농민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 개방농정과 한미FTA를 폐기하고, 미국의 통상 수탈을 저지해야 한다.
노점단속, 강제퇴거를 중단하고 순환식 개발을 관철하고,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
일자리난, 주거난에 따른 민중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사회공공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촛불 민의를 관철하여, 이 땅 민중의 터전에 자주와 평화, 통일의 봄을 앞당겨야 한다.
아무런 쓸모도 없고 평화를 해칠 뿐인 사드를 철거하고, 위안부 야합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파기해야 한다.
대북 적대정책을 조속히 폐기하고, 평화협정과 연동하여 미군없는 한반도를 실현하여야 한다.

온갖 억압 속에서도 13만 민중총궐기를 성사했던 간절한 의지로,
온갖 탄압 속에서도 백남기 농민을 지켜내고야 말았던 뜨거운 열정으로,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촛불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가슴 벅찬 자부심으로,
우리는 민중공동행동으로 모여 미완의 촛불 민의를 기어이 관철하고, 
민중의 봄, 민중 세상을 안아오기 위해 변함없이 전진할 것이다.

민중공동행동과 함께, 민중생존권 쟁취 우리 손으로 앞당기자!
민중공동행동과 함께, 재벌체제 개혁 우리 손으로 앞당기자!
민중공동행동과 함께, 완전한 평화체제 실현 우리 손으로 앞당기자!
촛불 민중의 봄, 우리 손으로 앞당기자!


2018년 5월 10일

민중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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