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해방 이후 첫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는 ‘6.15 남북공동선언’에 담겼다. ‘6.15공동선언’이라 불리는 5개항의 문서를 통해, 남측 김대중 대통령과 북측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역사적인 ‘6.15시대’를 열었다.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으로 성사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합의문의 정식 명칭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다. 약칭 ‘10.4 정상선언’이라 불리는 이 문서는 두 달 후 대선, ‘보수’ 세력의 반발에 부딪쳐서 꽃을 피우기도 전에 사장됐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는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어떤 합의문이 나올까?
26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내 프레스센터를 찾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판문점 선언’이 됐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의 장소가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이고, 정상회담의 3대 의제 중 하나가 평화정착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52km, 평양에서 147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판문점은 1951년 유엔군과 북한군 간 휴전회담이 개최되면서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됐고 이후 군사정전위원회 회담이 열린 곳이다.
전쟁을 중지한 곳에서 만난 남북 정상들이 전쟁을 끝낼 방안, 즉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남북 정상들은 또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치 등을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근접 초소 및 중화기 철수 등을 통한 비무장지대(DMZ)의 명실상부한 비무장지대화,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 핫라인 설치 등이 거론된다.
이를 반영하듯, 공식수행단에는 군과 외교라인의 핵심인사들이 포진되어 있다. 남측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측에서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이 참가한다.
임종석 실장은 “합의 수준에 따라서 판문점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판문점 선언’을) 정식 발표할지, (두 정상 간) 서명에 그칠지, 실내에서 간략히 발표할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