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이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서 김여정 북측 당 제1부부장과 악수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욕타임스>는 9일 “남북 공동입장으로 개막한 평창 올림픽이 평화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평창이 군사분계선에서 5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한반도가 최근까지 핵 전쟁의 공포를 부채질하는 지정학적 대결 속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미국 측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척에 앉아 공동입장을 지켜봤다.

<CNN>은 외교와 스포츠가 결합되어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당 제1부부장의 “역사적 악수”에 주목했다. 반면, “이 특별한 광경이 펼쳐질 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VIP석 내 몇 좌석 떨어진 곳에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고 대조시켰다.  

이 방송은 별도 기사를 통해 “북한이 올림픽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8일 ‘건군 70주년 기념 열병식’ 규모를 축소하고 로우키로 진행하는 등 ‘유화공세’로 점수를 딴 것과 달리 “이 순간 보다 호전적으로 보이는 쪽은 미국”이라고 꼬집었다. 개막식 당일 오전에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하고 탈북자를 면담하는 등 펜스 부통령의 ‘대결적 행보’를 지적한 것이다. 

▲ 남북 공동입장에 기립박수를 보내는 남북 지도자들, 펜스 미 부통령 부부는 굳은 얼굴로 앉아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펜스 부통령은 9일 문 대통령이 주최한 사전 리셉션에 지각한데다 헤드 테이블에 앉지도 않고 황급히 식장을 떠나 ‘결례’ 논란을 불렀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악수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춰졌다. 8일 한국으로 오는 전용기 안에서 “평창에서 나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북한 사람들과 조우할(encounter) 수도 있다”고 밝혔던 것과 어긋나는 행보다. 개막식에서는 남북 지도자를 비롯한 타국 정상들이 남북 공동 입장에 기립박수를 보낼 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가만히 앉아서 외면했다.  

▲ 문 대통령이 9일 리셉션장 밖에서 펜스 부통령과 만나 식장 안으로 들어왔다. [사진출처-청와대 페이스북]

<폴리티코>에 따르면, 부통령실 대변인은 9일 미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펜스 부통령이 당초 리셉션장 밖에서 사진을 찍은 뒤 떠날 예정이었으나 (문 대통령의 권유로) 리셉션장에 들어와 몇몇 인사들과 악수했고 북한 대표단과 “마주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을 수행 중인 ‘백악관 당국자들’은 “펜스가 리셉션장에서 북한 대표단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이 아니고, 그가 인사를 나누는 곳 가까이에 북한 대표단이 없었기 때문에 교류하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당국자들은 “금요일(9일) 행사에서 펜스와 북한 대표단의 관심 부족은 상호적(mutual)이었다”고 주장했다. 펜스 부통령이 일방적으로 북한 측과의 악수를 거부한 게 아니라 “(북.미) 양측이 한국의 만남 주선을 거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북한 측이 펜스에게 따뜻하게 다가왔다면 펜스도 기분좋게 대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9일 밤 <통일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영남-펜스 악수 불발’로 인해 “북미대화의 유일한 기회의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면서 “여러 문이 존재하고 (올림픽 휴전이 끝나기까지) 한달 반이나 남았기 때문에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10일 청와대 관계자는 “리셉션 1시간 전 쯤 의전팀에 (불참) 연락이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선약이 있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헤드 테이블에 펜스 부통령 내외 명패가 남아 있었던 데 대해서는 “불참 통보를 받았음에도 한국 정부가 끝까지 노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가,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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