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해 파견되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에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포함됐다.

통일부는 7일 “북한은 금일 오후 통지문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 명단을 통보하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북측은 지난 4일 밤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단원 3명과 지원인력 등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방남할 계획이라고 알린 바 있다.

▲ 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자료사진-통일뉴스]

단원 3명에 대한 추측이 무성했는데,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휘 체육지도위 위원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으로 드러난 것. 최휘 위원장은 방남은 기정사실화됐으나,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방남은 파격적이다.

특히,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으로,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인물. 지난해 10월 당 중앙위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지난 5일 평양역에서 방남하는 ‘삼지연 관현악단’을 환송하기도 했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평창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할 수 있는 적임자이다. 

김영철 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의 방남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결국 빠졌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과 한국 등의 제재 목록에 오른 데다 천안함 사건을 주도했다는 의구심도 해소되지 않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리선권 위원장은 오랫동안 남북대화에 나선 인물로, 2016년 조평통 위원장에 올랐고, 지난 달 9일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 북측 단장으로 나섰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 소장은 “남북대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행사 기간에 전권을 위임받아서 내려오는 것 같다”며 “남북간 접촉 과정에서 강력한 대화의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료사진-통일뉴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은 체육계 인사를 대표해 방남하는 셈이다. 지난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에도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방남했다.

최휘 위원장은 최재하 전 건설상의 아들로,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청년동맹) 비서,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10월 당 중앙위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당 부위원장,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올랐다. 그리고 국가체육지도위원장도 겸임하고 있다.

최휘 위원장은 지난해 6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56호에 따른 제재 대상이다. 최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미국의 독자 제재 목록에 올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엔, 미국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알렸다.

고위급 대표단의 지원인력에는 리택건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중앙위원, 김성혜 조평통 부장 등 16명과 기자 3명이 포함됐다.

통일부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취지에 부합되게 노동당, 정부, 체육계 관련 인사로 의미있게 구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9일 고위급 대표단 일원으로 방남한다. [자료사진-통일뉴스]

특히,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방남에 대해, “관련 직책과 다른 외국 정상의 가족들이 축하 사절단으로 파견되는 사례도 함께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의 평창 올림픽 폐막식 참가와 유사하다는 의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북한 헌법 상 국가 수반으로 형식을 갖춘 것”이라며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김 상임위원장의 형식에 내용을 갖추게 되는 인물이다. 한반도 문제를 내실있게 풀어가겠다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체류 기간동안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체류 일정 등 실무적 문제들은 앞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알렸다.

(추가,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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