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L858기 폭파범 김현희 씨가 1월 31일 <프랑스3> 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 31년 만에 처음으로 프랑스 여성 납북자에 관해 언급했다. [캡쳐사진 - 프랑스3]

1987년 발생한 KAL858기 사건의 폭파범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면된 김현희 씨가 프랑스 방송에 출연, 북한이 납치한 프랑스 여성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프랑스인 납북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사건 발생 31년 만에 처음이다.

김현희 씨는 지난달 31일 프랑스 공영채널 <프랑스3> 방송의 ‘증거물(ièces à conviction)’ 프로그램에 출연 이같이 말했다. [관련기사 보기]

<조선일보>는 3일자 기사를 통해 김 씨가 “1980년대 북한이 프랑스 여성을 납치한 적이 있다”며 “1980년대에 평양에 북한 공작원들이 납치한 프랑스인이 여럿 있었으며, 나는 최소한 한 명의 프랑스인 여성 납북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녀의 사진을 본 적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김 씨는 “어느날 (1980년대에) 평양에서 예약을 해야 갈 수 있는 안가(安家) 같은 곳에 갔을 때 프랑스인 여성 납북자에 대해 이야기를 해준 요리사를 만난 적이 있다”며 “그 요리사가 ‘이 집에서 프랑스인 여성이 살았다’고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나아가 “요리사가 납북된 프랑스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며 “그녀가 굉장히 미모가 빼어났으며 커다란 파란 눈을 가졌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도 했다.

김 씨는 이 프랑스 여성이 프랑스에서 북한 공작원의 꾀임에 넘어가 공작원과 함께 평양까지 오게 됐고, “프랑스로 보내달라”고 절규했지만 제지당하고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조선일보>는 “방송 화면으로 볼 때 김씨는 한 호텔방에서 인터뷰에 응한 것으로 추정되며, 구체적인 인터뷰 시점과 장소는 불분명하다”며 “이 프로그램은 주로 일본에서 납북된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다뤘고, 김씨는 일본어로 인터뷰에 응했다”고 전했다.

김현희 씨는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09년 3월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의 가족과 면담하고 기자회견을 여는가 하면, 2010년 7월 20~23일 일본 정부가 제공한 비행편으로 일본을 방문, 하토야마 전 총리 별장에서 납북자 가족을 면담하고 헬기로 후지산을 관광하는 등 국빈급 대우를 받은 바 있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본부’ 총괄팀장을 맡고 있는 신성국 신부는 “김현희는 언론에 나올 때마다 뜬금없는 새로운 사실들을 발표하는데, 이번에도 요리사에게 들었다고만 하고 구체적 증거는 하나도 없다”며 “우리 피해자 가족들이 공개 토론회 하자고 할 때는 한 번도 안 나오는데, <TV조선>과 해외 언론에는 그토록 잘도 나간다”고 비판했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본부’ 조사팀장 서현우 작가는 “방대한 분량의 수사기록 어디에도 언급이 없었는데 황당하다”며 “유일하게 언급한 인물이 이은혜인데, 그녀를 다구치 야에코 납치문제가 대두되자 ‘맞다’고 하고, 요코타 메구미 문제가 터지자 또 ‘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서현우 작가는 “지금 남북관계가 개선되자 국내 일부는 물론 일본과 미국까지 방해세력이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며 “<CNN> 인터뷰에 6명의 경호원을 거느리고 나온 김현희는 과연 누구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는가가 핵심 의혹이다. 국정원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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