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L858기 폭파범 김현희 씨가 미국 CNN과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비판했다. [캡쳐사진 - CNN]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사면된 김현희 씨가 최근 미국 CNN과 인터뷰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을 비판했다. 특히 김 씨가 6명의 경호원과 함께 왔으며, 경호상 이유로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해 주목된다.

23일자로 CNN이 내보낸 인터뷰에서 김현희 씨는 “내 임무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막는 것이었다”며 “당시 김정일이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라는 지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KAL858기 사건은 1987년 11월 29일 발생했고 ‘88 서울올림픽’은 1988년 9월 17일 시작됐다. 따라서 미국 국무부마저 87년 12월 7일자 주간 정세보고에서, “만약 북한이 저지른 것이라면, 그럴듯한 동기를 얻기가 어렵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 씨는 또한 “북한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KAL기 폭파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남한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비판했다.

김 씨는 “나는 북한 테러의 ‘살아있는 증인’으로서 이러한 공격을 막기 위해 진실을 말해야 한다”며 “한반도는 이데올로기에 관한 한 여전히 전쟁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김씨는 자신의 공작원 교육 과정 등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사면 소식을 들었을 때 삶을 되찾았다는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북에 두고 온 어머니가 생각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CNN은 이번 인터뷰가 진행된 호텔 객실에 김씨가 6명의 경호원과 함께 왔으며, 경호상 이유로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현희 씨는 1998년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직원과 결혼했고, 참여정부 시기 국정원과거사위원회로부터 재조사 요구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또한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의 면담 요구에도 회피하고 있다.

김현희 씨를 ‘가짜’라고 주장해 온 신성국 신부는 “김현희의 인터뷰는 자유한국당의 평창 동계올림픽 헐뜯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도움 없이 김현희가 어떻게 경호원을 거느리고 외신과 인터뷰를 할 수 있겠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현우 시민대책위원회 조사팀장은 “남북관계를 훼방하는 보이지 않는 배후가 있는 것 같다”며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과거사위가 면죄부를 주는 바람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큰소리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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