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랑 / 21세기 민족주의포럼 대표

 

연재를 시작하며

우리 앞에 큰 산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적폐청산. 이 산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그 산의 한 봉우리를 우리는 넘었으나, 아직도 그 대상은 생떼를 부리고 있다. 봉우리와 봉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고, 다음 봉우리를 넘어야만 지금 넘은 봉우리도 온전히 넘은 것이 된다. 새로운 봉우리에서 우리는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를 만났다. 아니 이것 역시 그 이전의 만남을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우리를 괴롭혔고, 우리 것을 빼앗았으며,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 그를 조롱함으로써 그로 대표되는 적폐를 청산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필자 주

 

  쥐라고 다 같은 쥐는 아니렷다
  시골쥐가 있으면 서울쥐가 있고
  집쥐가 있으면 들쥐도 있다
  우리 야그의 주인공인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쥐를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고도 하고
  천년 묵은 쥐가 인두겁을 쓰고 나타나서 그런다고도 하고
  쥐 유전자가 섞여서 쥐처럼 말하고 행동하니 그렇다고도 하는데
  암튼 이 사나이는 과연 무슨 쥐일까
  그걸 알려면 이 사나이 처음에는 한사코 숨기던
  출생의 비밀을 알아야 할 판이니
  아버지가 해 뜨는 나라에 살다가
  섬나라에 돈 벌러 가서는
  이 사나이를 낳았던 거라
  말하자면 이 사나이가 닮은 쥐가 섬나라 쥐라는 말씀인데
  돈 벌러 섬나라에 갔던 것이야 탓할 수 없는 일
  거기서 낳았다는 것도 무슨 흉이 되랴
  그런데 문제는 이 섬나라가
  해 뜨는 나라를 집어먹고 짓밟고
  그러고도 요만큼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다시 쳐들어올 기회만 엿보는
  고약한 나라 웬수 같은 나라인지라
  해 뜨는 나라 사람이라면 이를 가는 나라인데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단지 거기서 태어난 것만 아니라
  일찍부터 그 섬나라를 흠모해 왔것다
  그것이 바로 문제인데
  이 사나이 거상 밑에서 일할 때부터
  그저 섬나라에서 배워야 한다 그래야 잘 산다
  이런 신념 하나 갖고 살아 왔다지
  그러다가 수도 부윤도 하고 나랏님이 되자
  섬나라 사랑을 실천에 옮겼는데
  해 뜨는 나라에는 섬나라와 사이에 여러 문제가 있었것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과거에 대한 사과인데
  섬나라가 해 뜨는 나라를 침략해서 강점한 뒤
  멀쩡한 땅 빼앗고 집 빼앗아 유랑민 만들고
  반항하면 잡아다 물고문 고춧가루 고문 전기고문
  게다가 무참히 칼로 죽이고 총 쏴 죽이고 태워 죽이고
  젊은 남자 징병 징용으로 끌고 가고
  젊은 여자들 위안부라고 끌고 가서 성노예로 삼았으니
  그 죄로 치면 섬나라 왕이 달려 와서
  무릎 꿇고 365일 사죄해도 부족할 판
  그런데 오히려 자기들은 잘못이 없다는 거라
  사과는커녕 지들이 해 뜨는 나라를 잘 살게 해줬다고 하는데
  성노예는 있지도 않았고
  징병 징용에 대한 대가는 다 치렀다는 거지
  이게 무슨 말이냐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기 다음 나랏님 되게 만든
  닭대가리 공주의 부왕이 나랏님이던 시절
  이 모든 죄를 단돈 3억 냥에 퉁 쳐버린 일이 있었던 거라
  물론 이것으로는 법적으로도 끝날 수 없는 것인데
  섬나라에서는 끝났다고 우기는 거라
  헌데 해 뜨는 나라에서도
  정승 판서 학자 할 것 없이
  이런 것 다 덮어 주고
  미래를 향해 나가자는 소리들을 하는 자들이 있었으니
  이들 애비 할애비가 섬나라 덕에 컸거든
  게다가 섬나라 사랑이 뼛속 깊이 사무치는데
  이들을 일컬어 친섬 무리라고 한다지
  그 중에 심지어는 섬나라 지배가 축복이었다는 자까지 있었다네
  섬나라 사과 받는 것이 왜 중요하냐
  이 놈들 사람 만들자고 그러는 게 아녀
  이들이 호시탐탐 은근슬쩍 해 뜨는 나라에 다시 들어오겠다는 거라
  전쟁에서 져서 자기 나라로 돌아갔던 이 나라
  이제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서
  해 뜨는 나라에도 군대를 파견할 수도 있다는 거라
  이걸 마음 속으로 환영하는 자들이 있으니
  바로 잔당을 비롯한 친섬나라 무리들
  하지만 해 뜨는 나라가 어떤 나라야
  정승 판서 학자들은 거의 맛이 갔어도
  백성들은 죽어도 옳지 않은 일에 굽히지 않는 나라
  섬나라 오랑캐 대륙의 오랑캐가 쳐들어와도
  백성들이 낫 호미 내려놓고 창 들고 칼 들고 지킨 나라
  이런 걸 일컬어 백성의 나라, 선비의 나라라고 하지
  이러다 보니 친섬 무리라고 하면 일단 고개를 젓는 백성들
  아무튼 백성들이 때마다 들고 일어나서
  섬나라에 빠져 버린 족속들의 문제를 이르집어 주니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제대로 할 수가 없는 거라
  한번은 섬나라를 방문해서 그 나라 왕을 만났는데
  뻣뻣이 서 있는 섬나라 왕을 보고는
  그만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드렸네
  마음 속에서 우러나는 존경심이었지
  그 왕이 아니라 그 나라에 대해서
  그 나라 왕은 왕(王)이 아니라 황(皇)이라고 생각하는 이 사나이
  빨리 과거 문제를 매듭짓자는 섬나라 총리 말에
  적극 공감하지만 백성이 문제라고 기다리라고 했것다
  입이 가벼운 섬나라 총리가 떠드는 바람에
  해 뜨는 나라에서 지탄의 대상이 된 이 사나이
  아니라고 하면서 딴청을 부렸는데
  그렇게 지나다가 군사정보를 공유하자는 제안이 온 거라
  사실 그것은 쌀나라라는 대국이 하라고 압박한 것이기도 한데
  이걸 하려고 하다가 또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는 바람에
  다음 나랏님인 닭대가리 공주에게 넘겼는데
  이 인간이 섬나라와 대립각을 세우며 냉랭한 거라
  사과를 요구하며 섬나라 총리와도 만나지 않자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어안이 벙벙해졌는데
  자기가 기껏 왕 만들어주니 딴 짓을 하고
  지 애비와도 다른 어울리지 않는 짓을 하니
  이거야 말로 닭대가리 아니냐고
  속에서 열불이 나고 있는 판인데
  겉으로는 그래도 속으로는 아니었다는 걸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금세 알아차렸것다
  역사책도 친섬으로 바꾼다고 하고
  반섬 주장을 하는 사람들 탄압을 하고
  그러다가 마침내 섬나라와 얼마 안 된 돈 받고
  성노예 문제를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합의를 한 것 아닌가
  역시 닭대가리라도 피는 못 속이는 법
  더 나아가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가 못했던
  군사 정보 공유까지 하겠다고 밀고 나가는 거라
  아 그런데 그만 쫓겨난 닭대가리 공주
  한없이 불안해진 이 사나이
  다른 무엇보다도 친섬 무리들이 밀려 나면
  자기의 재산도 지키기 어려운 것이 걱정인지라
  그리고는 내 코가 석자라 챙기지 못해 왔는데
  텔레비전에서 갑자기 경외하는 섬나라 총리가 나오고
  머리를 깊이 숙이는 자가 나오는 거라
  뭔가 기시감이 있는데 바로 잔당의 영수 아닌가
  의자까지 낮은 데 앉아서 우러러 보는데
  잔당 아니 자안당이라고 하라고 했지
  이 자식들이 그래도 뭔가 아는구나
  이제 됐다 이 자식들을 뒤에서 조종해서
  잃어버린 권력도 되찾고 재산도 지키고
  그렇게 새해를 맞이하자는 꿈에 부풀었는데
  이건 또 뭔가 새해를 며칠 앞두고서
  닭대가리 공주가 한 성노예 합의가 잘못 되었단다
  그것을 폐기하고 재협상하려는 모양인데
  그렇게 되면 섬나라와 사이가 벌어질 거다
  그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
  안 돼 안 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문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주변에 있던 서족 비서들이 막아서는데
  지금 나가시면 안 됩니다. 위험하옵니다
  하나는 다리를 잡고 또 하나는 꼬리를 잡고
  몸부림을 치며 밖을 보니 새까맣게 몰려든 인간들
  저것들은 연말 연시도 없나
  쥐 잡으러 가세 쥐 잡으러 가세
  섬나라 쥐 잡아서 섬나라로 보내세
  저 놈들 말대로 섬나라로 도망 갈까
  그러면 내 재산은 쥐쓰는 어떻게 돼지
  촛불 들고 쥐덫 들고 몽둥이 들고
  한발 한발 다가서는 무리들
  이건 뭐 창살 없는 감옥이 따로 없구나
  그 뒤로 이 사나이 섬나라로 도망갔다는 말도 있고
  견디다 못해 의금부로 갔다는 말도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 아주 오래 된 옛날
  머나먼 해 뜨는 나라에서 있었던 이야기란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