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16일 오전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방문, 김구 흉상에 헌화 묵념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우리의 뿌리입니다. 우리의 정신입니다. 2017.12.1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충칭(中京)시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방명록에 이같이 썼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10시 30분) 수행단과 함께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전람관’을 찾아 김구 주석이 사용했던 ‘주석 판공실’ 등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갖고 “여기 와서 보니 우리 선열들이 중국 각지를 떠돌면서 항일 독립운동에 바쳤던 그런 피와 눈물, 그리고 혼과 숨결을 잘 느낄 수가 있었다”며 “우리 선열들의 강인한 독립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임시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법통이다”며 “우리는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건국의 시작으로 그렇게 보고 있다”고 재확인하고 “2019년은 3.1 운동 100주년이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고, 그것은 곧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 된다”고 분명히 했다.

또한 “해방 정국에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을 이끌지 못했다는 점이 우리로선 한스러운 부분”이라며 “앞으로 기념사업 통해서라도, 임시정부 기념관 통해서라도 법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뉴라이트 계열 등이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을 건국절로 삼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전람관’ 내부에 있는 김구 주석이 사용했던 ‘주석 판공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임시정부사전람관’에 전시된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100주년 이 기간 동안 국내에서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려고 한다”며 “부지는 마련이 돼 있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힘을 다해 조기에 임시정부 기념관이 국내에서도 지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중국 각지에 흩어진 과거 우리 독립운동 사적지도 제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아직까지 광복군 총사령부는 복원되지 못했다”며 “총사령부 건물도 빠른 시일 내에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말 여기 와서 보니 가슴이 메인다”며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기억해야 나라도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히고 “우리가 2019년에 맞이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 100주년의 정신을 제대로 살려내는 것이 국격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임정청사를 찾아간 문재인 대통령이 수행단과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 문재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김자동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사업회 회장은 “이렇게 대통령께서 방문한 것에 대해 정말 기쁘다”며 “이 지역은 당시에 내 집이라 할 정도로 살다시피 했다”고 과거를 회고하고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이종찬 임시정부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은 “여기(중국) 유족들은 사실은 서울에 와서도 갈 데가 없었다”며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리셔서 이 기념관(서울 임정기념관)을 마련해 주신 것은 참으로 감동스러운 일”이라고 사례했다.

이어 “임시정부의 정신은 자주, 화합, 평화와 민주”라며 “이제 2019년이 되면 또 다른 세기가 시작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테이프 끊는 첫 대통령이 돼서 새 임시정부 기념관이 서울에 섦으로써 그런 것이 다시 강조되는 시기가 오길 기대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달 선생의 후손 이소심 여사는 “충칭은 우리 대한민국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곳이다. 임시정부 청사는 6년간 있었는데 정치, 군사, 외교 등 여러 가지 방면에서 성과가 많았다”며 “한․중 양국 우의가 앞으로 영원히 계속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충칭 임정청사 방문에는 김정숙 여사와 강경화 외교장관, 노영민 주중국대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수행단과 특별수행원인 이해찬․송영길․박병석․박정 의원, 김구 선생 주치의였던 유진동 선생의 후손 유수동 선생 등 독립유공자 후손 6명이 참석했다.

▲ 충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가졌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 오찬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천민얼 당서기가 환담하고 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이어 오전 11시 35분 충칭시 유주빈관 3호에서 천민얼(陈敏尔) 충칭시 당서기와 오찬을 갖고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으며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 사업’ 재개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충칭은 우리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초한지와 삼국지의 역사적 배경이기도 하지만 우리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와 광복군 총사령부가 있던 곳이고 또 주은래 등 중국 지도자들과 활발히 교류를 하고 협력했던 그런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라며 “그간 충칭시 정부가 우리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 관리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주신데 대해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충칭은 역사의 도시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중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런 대단히 중요한 도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충칭 간 경제협력의 확대가 중국의 서부대개발과 또 중국의 균형발전에 아주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정부로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말했다.

천민얼 서기는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특별히 우리 충칭시를 방문해 주신데 대해 뜨거운 환영의 말씀드린다”고 인사하고 “한편으로 우리의 역사적 관계, 우리 사이의 공동적 우정하고 기억할 만한 옛날의 일도 기념할 수 있고, 또 현실적으로도 우리 사이의 실무적 협력을 강화할 수가 있다”고 화답했다.

▲ 오찬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천민얼 당서기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수행단과 충칭시 간부들이 배석했다. [사진출처 - 청와대페이스북]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찬 간담회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천민얼 당서기가 충칭시 독립운동 유적지 중 하나인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 사업’을 재개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광복군 총사령부 터 복원은 이전 정부에서 합의됐으나, 사드 문제로 중단됐고, 문 대통령이 14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던 사안이다.

윤 수석에 따르면, 천민얼 당서기는 “충칭시는 중·한 관계 우호협력을 위해 특별한 역할을 하겠다”며, “충칭 내 한국의 독립운동 사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연구하고, 충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천민얼 당서기와의 오찬에는 김동연 부총리, 강경화 외교부장관, 노영민 주중국대사, 정의용 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등 우리 측 공식수행원과 특별수행원 등이 배석했으며, 중국측에서는 장궈칭 충칭시장, 추궈홍 주한국대사, 탕량즈 충칭시 부서기, 왕센강 충칭시당위 상무위원, 류구이핑 충칭시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천민얼(57) 충칭시 당서기는 지난 10월 19차 당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25명)에 선출된 3명의 1960년대생 위원 중 한 명으로 시진핑 주석의 이후 차기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추가,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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