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역광장, 강제징용자상을 닦는 청소년역사지킴이들.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매주 토요일 12시 30분.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 곁에는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 청소년역사지킴이>라고 쓰인 하얀 조끼를 입은 청소년들이 찾아온다.

이들은 지난 10월 14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용산역 강제징용노동자상(이하 강제징용자상)에 찾아가 강제징용자상을 닦고 주변 정리정돈, 그리고 시민들에게 일제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약속한대로 군함도에 강제징용이 있었음을 알려야 합니다. 서명에 동참해주세요.” 어린 딸과 함께 서명을 하러 온 남성은 청소년지킴이에게 왜 캠페인 활동을 하는지 자신의 딸에게 설명해달라고 했다.

처음엔 어색해하다 조곤조곤 설명하기 시작한 청소년역사지킴이들. 설명이 끝난 후 아이의 아버지는 “얘기 들으니 어떠니? 보리도 함께 힘 모아주고 싶니?”라고 물었다. 아이는 이내 손에 펜을 쥐고 자신의 이름을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 일본 군함도 유네스코 권고사항 이행촉구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 일본 군함도 유네스코 권고사항 이행촉구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일본은 군함도가 포함된 ‘메이지 시대 근대산업시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시켰다. 당시 유네스코는 조선인 강제징용자와 외국인 전쟁포로들이 강제노동에 동원됐던 사실을 알리라고 했고 일본은 이를 약속을 했다. 일본은 유네스코 권고사항 이행에 대한 보고서를 지난 12월 1일까지 제출해야 했다.

청소년역사지킴이들은 겨레하나와 함께 <일본 군함도, 유네스코 권고사항 이행촉구 서명>을 두 달간 진행했다. 청소년역사지킴이가 받은 서명은 전국 겨레하나 회원들의 서명 항의서한과 함께 일본대사관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12월 6일 현재, 일본은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오히려 강제징용이 일어났던 군함도가 아닌 1,000km 떨어진 도쿄에 정보센터를 새우겠다는 ‘꼼수’와 함께 ‘강제노동’을 ‘지원’으로 표현하는 등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학교와 학원에 다니는 꽉 찬 하루 일정.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주말에 시간을 내서 청소년들이 역사지킴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지킴이는 “외워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아직 끝나지 않은 지금의 문제임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해결하기 위해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꼭 사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지킴이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쪽동백나무의 꽃과 강제징용노동자들이 많이 끌려간 탄광을 상징하는 탄광모를 형상화 한 로고.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다가오는 12월 27일, 청소년역사지킴이들은 주말이 아니지만 모인다.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2년을 맞아 강제징용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신촌으로 간다.

퍼포먼스를 준비하면서 상징으로 쪽동백나무의 꽃과 강제징용노동자들이 많이 끌려간 탄광을 상징하는 탄광모를 함께 그린 그림을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으로 함께 바꿔달았다.

쪽동백의 꽃말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고 한다. 청소년역사지킴이들은 “수많은 강제징용노동자 분들의 시간을 찾을 수는 없지만 그 시간이 제대로 알려지고, 일본정부와 전범기업들로부터 진정어린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어요”라고 활동의 이유와 포부를 밝혔다.

▲ 캠페인을 마친 청소년역사지킴이.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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