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아잉 뚜언 부소장(앞줄 왼쪽).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다시 한 번 과거의 일을 일으키거나 그런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아잉 뚜언(To Anh Yuan) 베트남 외교아카데미 산하 대외정책전략연구소 부소장이 지난 1일 ‘한-아세안 교류프로그램’에 따라 하노이를 방문한 기자단을 만나 “과거 일에 대해서는 (과거로) 남겨두고 같이 미래로 향하자”고 전제하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베트남 참전용사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조국경제가 살아났다”고 밝히자, 엿새 뒤 베트남 외교부가 “한국 정부가 베트남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양국 우호와 협력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언행을 하지 않도록 요청한다”고 항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열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영상축전을 보내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군의 베트남 전쟁 참전과 양민학살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아잉 뚜언 부소장은 “베트남 외교부의 입장이 아니라 연구자의 관점”이라며, “과거에 있었던 일은 과거의 일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에 대한 관점일 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알고 있지만 (과거로) 남겨두고 미래로 향하기 때문에 과거의 일을 다시 불러일으키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는 “(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에 아주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국과 아세안 관계 강화는 이 지역의 평화 안정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며 “특히 한-베트남 관계가 무엇보다 잘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서로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가 됐고, 특히 경제방면에서 한국은 베트남 내 최대 투자국이다.”

한-베트남 간 유망한 협력 분야로는 △부품소재산업 연구개발, △인력 개발, △베트남산 쌀.과일 등 농산품 수출, △물류 분야 등을 거론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 발사와 관련 “최근에 한반도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에 대해 아주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관점은 남북 간 평화와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의 비핵화 과정이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다. 양측이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서 지역 또는 세계의 평화 안전에 많은 기여하기를 바란다. 특히 안보리의 여러 가지 결의들을 엄격하게 준수하면 좋겠다.”

그는 “남북이 일단 자제해야 한다. 너무 과격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한반도에서 남북이 서로 다투는 행위를 자제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적극적인 대화 모색을 촉구했다. 미국의 대북 압박조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는 효율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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