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은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시작된 16일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평화기자회견을 열어 훈련 중단과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한·미연합 해상훈련이 16일부터 시작됐다. 20일까지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역에서 진행되는 이 훈련에서는 북한을 겨냥한 항모강습단 훈련과 연합 대특수전부대 작전훈련이 실시된다.

반전평화 활동을 하는 정당, 시민사회단체,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평화행동)은 이날 시작된 한미연합 해상훈련이 미국의 핵잠수함과 핵항모 강습단이 동원된 대북 선제공격 훈련으로서 전쟁을 부르는 위험이 있다며, 훈련 중단과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평화행동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훈련이 끝나는 20일까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은 매일 '평화의 프레스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 광주, 대구 등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훈련에 대해 "미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무용론'과 더불어 공공연하게 '군사적전쟁 옵션'을 만지작거리는 것과 동시에,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핵항공모함 등 선제공격용 전략무기들을 집중시켜 놓고 북한 지휘부 타격 및 제거 훈련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말로는 군사훈련이지만 실제로는 언제라도 선제공격, 전쟁을 감행할 수 있는 정도의 무력을 집중시킨 군사적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일부 외신이 보도한대로 지난 9월 말 B-1B 전략폭격기가 NLL을 넘어 북상한 것과 같이 이번 핵 항모가 공해를 통해 원산 앞까지 진출할 경우 이미 괌포위 사격과 B-1B 격추를 예고한 북한과의 심각한 군사적 충돌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완전한 파괴', '군사적 옵션 사용'을 거론하는 가운데 무력충돌을 유발하는 군사행동의 수위가 매우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한반도의 위험성은 과거 그 어느 때와도 비교할 수 없이 심각하다"고 거듭 우려를 표시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말로만 '전쟁 반대'를 반복할 뿐, 실제로는 미국의 전략무기를 동원한 무력시위에 적극 협력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평화 운운하며 제재와 군사행동에 협력할 것이 아니라 대북 적대정책을 거부하고 공동선언 이행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한반도 핵문제의 근본원인은 "미국 등 강대국들이 핵, 전략무기를 독점하고 이를 휘두르며 대북제재와 군사적 압박, 일방적인 적대정책과 주권침해를 가한 것"에 있다며, 미국 정부가 지금 당장 제재와 한미연합 전쟁연습 등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관계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충목 평화행동 상임대표는 "이런 식의 한미동맹이라면 전쟁동맹에 다름 아니"라고 일갈하고는 "오는 11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11월 4일 광화문을 포함해 반트럼프 국민투쟁을 전개하겠다.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민들에게 한반도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투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고 말했다.

최나영 민중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은 "얼마전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을 저지른 범인은 트럼프가 갖고 있는 권력은 없었다. 트럼프에게는 세계의 인류를 대량학살할 수 있는 핵단추를 누를 수 있는 권력이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위험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호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민중이 원하는 건 오로지 평화이다. 왜 기성 정치권은 미국을 향해 너희가 물러서야 한다고 말하지 않나. 이란과의 핵협상을 무위로 돌려버린 미국을 보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이 무의미하다고 느끼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안 경찰 헬기가 인근 KT빌딩 주변을 선회 비행하며 소음을 일으켜 눈총을 받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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