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의 9일 트윗과 이를 비판한 답글 캡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또다시 북한을 자극하는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25년간 북한과 협상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수십억 달러를 주고 아무 것도 얻지 못했다”면서 “정책이 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는 것은 시간 낭비”(10.1), “(지금은) 폭풍 전의 고요일 수 있다”(10.5), “오직 한 가지만 통할 것”(10.7)이라는 트윗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완전 파괴”를 공언한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로 격분 상태인 북한을 진정시키기는커녕 ‘도발’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미국은 이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해상 전력을 한반도 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몰상식한 행태에 대한 안팎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Joel Rabinowitz”라는 트위터 사용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답글을 통해 “트위터를 끄고 당신의 진짜 일이나 하시지요?”라고 꼬집었다.   

“Eugene Gu”는 “미국인들에게는 불행하게도 트럼프의 트위터 설전이 우리를 핵전쟁의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상에서 병적인 장광설로 국가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면서 “나는 트럼프의 트윗이 트위터 규범 위반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Dani Bostick”은 “코커 상원의원이 틀렸다 백악관은 성인돌봄센터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누군가가 트럼프의 핸드폰을 뺏었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전쟁 전망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북한과의 전쟁에 관한 트럼프의 트윗으로 잠에서 깨는 게 싫다”고 쏘아붙였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밥 코커(공화당) 의원은 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서 하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 다른 나라에 대한 그의 무모한 위협이 미국을 “3차 대전의 길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트럼프 트윗’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 조선(한)반도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준엄하다”며 “우리는 유관국들이 안보리 결의들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집행하면서, 서로 자극하거나 갈등을 격화시키는 언행을 피하고 자제하며 신중하게 행동하여 정세를 완화하는 노력을 하길 희망한다”고 충고했다. 

화 대변인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지난 3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미국이 북한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라’고 제안한 사실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내에 이란 핵합의 파기를 선언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란 핵 합의는 중요한 성과”라고 일축했다.

한편,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 교수는 9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쪽에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의사를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은 얼씬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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