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지난 13일 ‘혼수’ 상태로 풀려난 미 버지니아대 오토 왐비어(22) 씨가 사망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왐비어 씨의 부모는 성명을 통해 신시내티대학병원에 입원 중이던 아들이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숨졌다고 공개했다. “북한인들에 의한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가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멜라니아와 나는 예기치 않은 죽음을 접한 오토 왐비어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삶의 절정기에 있는 아이를 잃는 것보다 부모에게 더한 비극은 없다. 나의 생각과 기도는 오토의 가족과 친구,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토의 운명은 법의 지배나 기본적인 인간적 품위를 존중하지 않는 정권이 저지르는 이같은 비극을 막으려는 내 행정부의 결의를 깊게 한다”며, “우리가 북한의 최근 희생자를 애도하는 때, 미국은 다시한번 북한 정권의 잔인성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왐비어의 죽음이 미 의회와 행정부로 하여금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원에 계류 중인 북한여행통제법안에 대해 부정적이던 상원의 기류가 변할 수 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 여행을 금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왐비어 씨는 지난 2015년 12월 말에 북한을 방문했다. 평양 양각도국제호텔 종업원 구역에서 ‘정치구호’를 떼어내 나오려다 2016년 1월 체포되어 3월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이유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북한 측의 설명에 따르면, 재판 직후 왐비어 씨는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 중독으로 수면제를 먹고 혼수 상태에 빠졌다. 지난 12일 방북한 조셉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그를 데리고 나와 신시내티대학병원에 입원시켰다. 

수전 손턴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왐비어 관련 북한에 보복 조치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직답을 피했다. 북한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과 관련 “그들이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오기를 분명히 원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오는 21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한 문제는 이번 대화에서 최우선 의제”라며, “중국이 (제재를) 더 많이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번 주 이 부분을 얘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추가,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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