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이 타오르던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21일 '2017 상생의 남북경협을 위한 서울시민 한마당'행사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촛불의 함성이 뜨거웠던 서울 광화문 광장은 이제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확인하고 각오를 다지는 마당이 되고 있다.

초여름을 방불케 한 따가운 햇살속에 21일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남북경협기업인들이 시민들과 함께 하는 ‘2017 상생의 남북경협을 위한 서울시민 한마당’이 아침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됐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 때문일까? ‘해제! 5.24조치, 재개! 개성·금강산’이라고 쓰인 대회 주제는 더 이상 ‘저항’이 아니라 곧 현실화될 머지않은 앞날이라는 희망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5.24를 넘어 제2, 제3의 개성공단으로 한반도 평화를 밝히자’는 무대 위 구호도 전혀 낯설지 않았다.

▲ 왼쪽부터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유동호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본부 본부장,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은 “바로 이 자리에서 계속 되었던 촛불의 힘으로,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약속을 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인사말 서두를 뗐다.

이어 “이제 문재인 정부 시대에 들어와서 지난 9년 동안 막혀있던 남북경협이 다시 열릴 것이다. 그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리고 그 성과를 더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새 정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특사로 이날 오전 출국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축사를 통해 “5.24조치와 개성공단 전면중단으로 1,000여개의 남북경협기업과 100여개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지내왔다”고 남북경협인들의 겪고 있는 고통에 위로의 뜻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직되었던 남북관계에도 많은 진전이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겨울에 얼었던 강이 녹아서 다시 흐르듯이 남북경협과 교류도 머지않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3년 개성공단 잠정중단을 계기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격려하고 시민들에게 남북경협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상생의 남북경협을 위한 시민한마당’을 처음 협조하기도 했다. 올해 다섯 번째 격려의 자리가 빛을 발하게 된 셈이다.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7대 회장으로 선출된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전날 임원들과 관악산을 등반하던 중 대학생들이 ‘개성공단 파이팅’이라고 외쳐준 격려를 잊지 않고 소개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유동호 남북경협비상대책본부 본부장은 “올해는 분단 72년, 금강산관광 중단 9년, 5.24조치 7년이 되는 해이며, 5.24조치는 남과 북의 화해와 상생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분단선이자 이 시대 분열의 총체적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988년부터 남과 북을 오가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역사를 만들어왔던 1,146개 남북경협 기업은 오늘 이 자리에서 새 시대의 지도자와 국민들을 모시고 한반도 평화와 밝은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남북경협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경협 의원은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우리 경제는 남북경협이 아니면 활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필요에 의해서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9년 전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오며 활발했던 남북교류와 협력이 다시 정상궤도로 올라 설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날 시민들과 함께하는 한마당 ‘까불링 페스티벌’은 안산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인 임상규 총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이덕인 공연창작소 하라 대표가 연출하고 동락연희단·광명농악·향연 등으로 구성된 통일풍물단과 줄광대 남창동 군과 어릿광대 남해웅 씨가 꾸민 줄타기, 우리소리연구회 ‘솟대’의 북청사자놀음 등이 어우러졌다.

사회는 판소리 이수자인 조동언·서정금 씨가 진행했다.

▲ 시민한마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희망의 나무에 시민들이 편지를 써서 걸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숫자로 풀이하는 개성공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남북한의 경제협력으로 통일한국의 초석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동락연희단과 광명농악, 향연 등으로 구성된 통일풍물단과 시민들이 1부 본 행사에 앞서 분단의 찌꺼기를 두드려 털어낸다는 의미로 두드리기를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춘향전을 모티브로해 사드 배치 등을 강요하는 '아메리카 버전 MB표 수첩왕자 변 트럼프'의 횡포에 맞서는 무대극.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외줄타기 하듯 위태로운 한반도이지만 남북을 잇는 멋진 외줄타기로 극복한다는 의미로 줄광대 남창동 군이 묘기에 가까운 줄타기를 선보였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눈못뜨는 아비를 위한 심청의 효심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중국 상인도 공분의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미국, 일본, 중국의 등쌀에 고통받는 흥부 내외. 판소리와 어우러진 구성진 가락이 일품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9년 전 금강산 문이 닫히고 천안함 사건 이후 5.24조치가 더해지면서 남북경협에 투자한 전 재산을 잃고 그해 엄마는 충격으로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는 불구의 몸이 되었다.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나섰던 남동생은 29살 어린 나이에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오른쪽 앉아 있는 이가 금강산에서 '황금마차'를 운영하던 아버지 이창희 사장. 딸 이상영씨가 남북경협의 호된 홍역속에 무너진 가족사를 이야기하며 눈물지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평화는 결심이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수정-23일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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