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기독교계가 3일 오는 16일 부활절에 함께할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다. 사진은 2011년 평양 봉수교회에서 부활절 공동기도문을 읽던 모습. [사진제공-NCCK]

남북 기독교계가 3일 오는 16일 부활절에서 함께할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죽음과도 같은 분단의 세월, 녹슨 철조망을 걷어내고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이루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남측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북측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은 이날 '2017년 부활절 남북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다.

남북은 공동기도문에서 "죽음과도 같은 분단의 세월, 녹슨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과 북이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이루게 하시고, 그 일을 위해 굳은 땅을 갈아엎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일하게 하십시오"라고 밝혔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진정한 의사를 한데 모으고 힘을 합쳐 민족의 부활인 조국통일을 이루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또한,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살아가던 옛적 일을 기억하게 하셔서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의 나라를 꿈꾸도록 도와주십시오"라며 "봄의 소식이 들려오는 부활의 계절에 우리 민족이 동토(冬土)에 솟아오르는 새순과 새싹을 보면서 희망을 보게 해주십시오"라고 소원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 당신의 영광을 위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셔서 당신의 계획을 속히 이루어 주십시오"라며 한반도 통일을 염원했다.

남북은 지난 1996년부터 해마다 예수의 부활을 맞아 공동기도문을 작성해 각 교회에서 낭독해왔다.

[전문] 2017년 부활절 남북 공동 기도문

죽음을 죽이시고 부활하신 주님,
부활의 기쁨을 기억하는 이 계절에 초록 생명의 기운을 통해
생명의 신비를 보여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보시기에 아름답게 창조하셨고,
죄 때문에 하나님과 상관없이 살아가던 이들을 구원하시려고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주님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삶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성령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을 도우시며
우리의 역사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하오나 주님,
우리는 70년이 넘는 세월을 남북/북남으로 나누어진 채
민족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되리라’는 소망도 잊은 채,
하나님 아닌 것들을 의지하며 평화를 잊고 살아왔습니다.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그리하여 
죽음과도 같은 분단의 세월, 녹슨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과 북/북과 남이 평화롭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날을 이루게 하시고,
그 일을 위해 굳은 땅을 갈아엎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심정으로 일하게 하십시오.
 
주님,
우리로 하여 먼저 자신의 굳은 마음을 갈아 부드러운 마음이 되게 해 주십시오.
한껏 부드러운 마음에 서로 감싸 안을 수 있는
관용의 씨앗과 사랑의 씨앗과 섬김의 씨앗을 뿌리게 하시고,
하나님은 그 땅과 씨앗에 복을 주시어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가 맺히게 하시며,
더불어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민족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십시오.
 
부활의 하나님,
남과 북/북과 남의 교회가 차갑고 암울한 죽음과도 같은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음을 꿈꾸게 해 주십시오.
평화의 하나님,
우리 민족의 진정한 의사를 한데 모으고 힘을 합쳐 민족의 부활인
조국통일을 이루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로 하여금 남과 북/북과 남이 하나 되어 살아가던 옛적 일을 기억하게 하셔서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의 나라를 꿈꾸도록 도와주십시오.
생명의 하나님,
봄의 소식이 들려오는 부활의 계절에 우리 민족이 동토(冬土)에
솟아오르는 새순과 새싹을 보면서 희망을 보게 해주십시오.
정의의 하나님,
이 땅에 당신의 영광을 위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셔서
당신의 계획을 속히 이루어 주십시오.
 
죽음을 죽이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17년 4월 1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

(자료제공-NC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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