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3.18~19)이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이 중국 측에 너무 굽신거렸으며, 중국 관영매체들이 “외교적 승리”라 부르는 선물을 중국 측에 줬다는 것.

특히, 1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공동회견에서 틸러슨 장관이 충돌과 대결을 피하고 “상호 존중”하고 윈-윈하는 미.중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자는 중국 측의 구호(신형대국관계)를 받아들인 점을 문제삼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상호존중’이라는 단어가 핵심”이라며, “중국에서는 한쪽이 다른 쪽의 ‘핵심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티벳과 홍콩은 물론 대만과 남중국해 영유권까지 핵심이익으로 보고 있다. 

중국 런민대 진찬룽 교수는 틸러슨의 발언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상호존중’을 지지했으나 미국은 난색을 표했다”면서 “중국은 틸러슨의 발언을 아주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니 글래이저 연구원은 “상호존중”은 중국이 협상불가라고 선 그은 목록을 미국이 수용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중국은 아시아 내 동맹과 같은 미국의 “핵심이익”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는 목표와 방향에는 합의하고 접근법과 각론에서 이견을 보이는 기존 모습을 재현했다. 

18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왕이 부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유엔 안보리 결의 엄격 이행이라는 큰 방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한반도의 긴장이 상당히 고조돼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견해와 느낌을 공유했다”며 “충돌 방지를 위해 모든 것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이 중국역할론을 다시 꺼내자, 왕이 부장은 “조선(북한) 핵문제의 본질은 조미 쌍방 간 모순”이라고 선을 그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미연합군사연습’, ‘2차 제재(secondary boycott)’ 등은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중국 푸단대 선이 부교수는 20일 <관찰자망>에 올린 글을 통해 “틸러슨 장관이 동아시아 문제나 대북정책에서 분명한 정책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예쁜 포장으로 주의를 끌어 그 안에 큰 케익이 들어있지 않음을 사람들이 모르게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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