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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체제의 수렴화와 북미 간 평화협정의 빅딜을 위한 제언<기고> 남북통일을 위한 1차적 필요조건 –상이한 체제의 극복
정광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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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28  19: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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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채 / 재미동포


아마 한반도 분단의 근원을 인류의 세기적 냉전체제에 두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냉전체제의 속사정은 기존의 자본주의에 도전장을 내민 후발 공산주의와의 쟁투로 묘사된다. 이 이념에 대한 냉전이 압축적으로 결과하고 그 결과가 가장 지리하게 지속되고 있는 곳이 한반도이고 우리 민족의 운명을 가장 비참하게 만들어 온 것이다. 상이한 체제와 더불어 또 다른 분단의 중요한 요소는 구한말 대한반도 침탈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제국주의 국가들의 한 축이었던 일제로부터의 해방 후 지속되어온, 한반도를 둘러싼 미.일.중.소의 국제정치적 군사적 대결구도라 할 것이다.

한반도 분단의 본질적 원인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두 가지의 핵심적 분단 요인이 아직도 건재하고 지속 중이라는 점이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민족에게는 충격으로 목전에 있다. 북에서는 공산사회주의가 이제는 주체사상으로 포장되어 혁명적 이상으로 체제화되어 있고 남에서는 미국식 자본주의 즉 신자유주의도 모자라 천민자본주의로 타락하여 미국의 안보우산 아래서 기생하고 있다. 남북한에 건재하고 있는 이러한 체제의 양극화 현상은 남북화해는커녕 갈등과 대립의 튼튼한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방치해두고 어떻게 통일을 논하고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한반도 주변의 4대 열강의 대립관계 또한 분단 후 끊임없이 지속 중이고 진화되어 왔다. 이러한 대립의 가장 심각한 현상은 군사적 대립일 것이다. 한반도 내 군사적 대립에 대한 거시적 통계는 물론이고 질적으로도 여타 세계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가히 세계 최고의 군사적 밀집지역이자 화약고인 것이다. 최근에 들어 더욱 가열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북한 핵무기의 다각화, 개량화 및 다량화와 더불어 미국의 예정된 싸드배치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대치는 극한적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반도 및 주변에 배치된 화력을 고려해볼 때 제2의 한국전쟁이 터진다면 한민족은 한반도와 더불어 이 지구 상에서 거의 절멸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가공할 상황인데도 이에 제동을 걸려는 민족적 노력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세계 여론은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지 창피하고 두렵기만 하다.

체제는 우리 민족에게 주어진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그런데 상기 두 가지의 핵심적 분단의 원인 중 상이한 체제는 우리 민족끼리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는 한미동맹과는 무관한 우리 민족의 자율적 자주적 선택의 문제이다. 많은 현존 미국의 동맹국 내지 우방국들을 보자. 그들 또한 미국과의 관계에 구애 받지 않고 미국과 상이한 체제 하에 살고 있지 않은가? 사실 남북한 간 상이한 체제의 극복은 남북 상호간의 신뢰의 문제요, 민주주의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늘날 남북이 취하고 있는 북한식 사회주의체제나 남한식 자본주의 체제가 과연 이상적 정상적 민주주의 체제인가에 대해 회의감을 갖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로서는 이러한 체제 하에서 남북 간 경제교류가 남북한 동포들에게 가져다 주는 혜택이 과연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생각해보곤 한다. 특히 남측에서는 경제대박을 운운하지만 기실은 매우 동상이몽적인 것이다. 남측의 현존 체제의 속성상 경제대박은 현존의 불평등 정도와 구조로 분배될 것임에 틀림없다. 북측 또한 체제의 특성으로 보건대 북한 동포 개개인의 보다 자유로운 경제생활은 간과된 채 남북 간 경제 교류의 혜택이 주로 국가경제에 거시적으로 작용할 뿐일 것이다. 결국 경제민주주의 체제가 제대로 정착되었을 때 남북 간 경제교류의 효과가 남북한 동포 전체에 온전히 체감될 수 있을 것이다.

민족주의에만 호소하는 통일론은 한계가 있다

해방 후 통일을 이루지 못하고 분단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면에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점은 민족주의에만 호소하려던 통일전략은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일제시 상해임시정부 내 일부 지도자들도 늦게나마 이 점을 실감하고 이념대립을 극복하고 통일 정부를 세우려 노력했으나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당시의 독립운동 지도자들 중 도산 안창호( 1878 ~ 1938 )는 특별히 이 문제를 고민한 나머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이상적으로 수렴한 대공주의를 주창하고 독립 후의 새나라 건설을 위한 체제로 삼고자 했었음을 알고 기억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도산의 큰아들 필립안이 1959년 3월 이승만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 도산이 생존해 계셨다면 조국이 통일되었을 것이라는 그의 회고는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다.

민족주의에 호소하여 통일운동을 펴는 현상은 아직도 계속되는 듯하다. 물론 민족의 동질성 내지 감성에 우선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며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모든 통일운동 단체들이나 모임에서 분단의 근본적 원인들이 지적되거나 그 대책이진지하게 논의되는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다. 당장의 경제교류를 주장하면서 경제대박을 기대하거나 무조건적 경제, 문화교류를 주장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지배적이다. 체제문제는 후세들에게 맡기자는 게 대체적 여론이다. 이러한 준비되지 않은 조급한 통일에의 접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북한식 사회주의와 남한식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물고 물리는 대립의 관계에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는 남북한 경제교류나 문화교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러한 반면교사적 사례를 예멘이나 중국의 경우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남북 예멘은 통일에 실패하여 현재 지리한 내전 상태가 국제전으로 확대되어 있으며 중국과 대만은 중국의 자본주의 도입으로 순탄한 경제교류에 성공적이다. 이 두 경우가 우리에게 시시하는 바는 무엇일까?

일찍이 고 리영희 교수도 남북한 간 체제의 수렴화를 주장했으며 필자 또한 같은 생각을 해온지 매우 오래이다. 이는 남북한을 통일하기 위한 도식적 체제의 수렴화가 아니다. 캐나다 및 유럽을 중심으로 볼 때 이미 세계적 추세는 공산사회주의의 이상을 살리고 자본주의의 기법과 효율을 이상적으로 배합한 사회민주주의가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보편화되어 있다. 사회민주주의는 보다 인간다운, 보다 정직한 상생의 인간 세계를 추구한다. 자본주의의 기만적 영악스러움을 배격하고 공산주의의 획일적 기계적 사회를 교정코자 한다. 자유와 평등이 천칭처럼 균형을 이루는 사회가 진정 민주주의 사회가 아닐까? 남북의 체제를 각각 좌우 클릭한 사회민주주의는 남북이 햇볕정책의 철학과 사상에서 서로에게 베풀 수 있는 매우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단언컨대 필자는 남북한이 자본주의와 공산사회주의 어느 중간 지점에서 체제의 수렴화에 구체적으로 합의하고 이 새로운 체제 하에 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것을 전제로 경제적문화적 교류를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 구체적 체제는 보다 미래 지향적 현대 문명에 걸맞는 좀더 색다른 체제일 수도 있다(이 부분에 대해선 후일 별도로 언급하고자 한다 ). 중요한 것은 공산사회주의 이상을 온존시키고 자본주의의 효율과 기법을 선택적으로 배합하는 체제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빅딜( big deal )을 하자 :
남북한 체제의 수렴화 합의 ->남북한 경제교류 ->북미 평화협정 –> 북미/북일 수교 –>한반도 비핵화 –> 유엔 결의/남북의 정치적 통일 –>중립화 통일 완성   

남북한의 분단, 갈등, 대립 및 통일 논란의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 보면 애초에는 북미 간 평화협정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으며 작금에는 비핵화가 추가적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북미 간 평화협정을 게을리한 결과가 북핵문제를 잉태한 것이다. 흔히들 미국이 평화협정에 응하지 않는 것은 미군철수의 구실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 알려져 있다. 그러나 6.15 남북정상회담에서 미군철수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보다 큰 원인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의 대동북아 개입주의 내지 패권전략의 유지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또한 아직도 온존해 있는 북한의 공산사회주의 체제는 자본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를 확산시키려는 미국으로서는 감내하기 힘든 자존심의 문제일 것이다. 한마디로 체제문제에서 북한은 미국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것이다. 

오랜 세월 북미 간 평화협정 문제는 한반도 통일여정에 대한 첫 번째 난공불락의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이를 타개하지 못했기에 통일문제가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해온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남북 간 체제의 수렴화와 북미 간 평화협정의 맞교환식 빅딜을 제안코자 한다. 상기에서 언급한대로 체제의 수렴화는 납북의 무조건적 통일만을 위한, 체제의 중간 지점만을 의식한 도식적 주장이 아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공산사회주의는 몰락했으며 기존의 자본주의 또한 그 원형을 상실한지 오래임을 강조하고 싶다. 실은 현존 사회민주주의도 IT 또는 AI 등 새로운 과학문명으로 과도기에 처해있다. 때문에 가장 지리한 체제경쟁을 벌여온 우리 한민족이, 한반도가 미래지향적 최첨단의 새로운 체제 하에 통일을 하자는 것이다. 이는 인류세계에도 시사하는 바 클 것이다.

체제의 수렴화에 남북이 합의하고 미국이 공감하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필요시 남북한은 불가침협정을 맺으면 될 것이다. 이는 체제를 두고 벌여온 한반도 내 갈등을 대승적으로 치유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한 거보를 내딛게 할 것이다. 나아가 동북아 평화의 큰 걸림돌 하나가 치워진 결과가 되어 이 지역 평화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한민족의 숙원, 한반도 통일은 완결될 수 있다

그토록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미국과의 평화협정이 체결되는 한 북한도 더 이상 핵무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기서도 꼭 짚고 넘어야 할 사항은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와 연동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북한만의 일방적 비핵화가 아니라 전 한반도의 비핵화를 강조코자 한다. 또한 미군의 단계적 철수도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미군 철수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매우 복잡다단한 과제이나 궁극적으로는 철수되어야 하기에 그 규모, 방법과 일정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합의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대체할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한반도에 주둔시키는 것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협정에 뒤이어 미완으로 남은 남북교차승인이 완결되어야 하기에 북일, 북미 수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가장 중요한 단계인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의 해체와 더불어 이행되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분단은 많은 부분 유엔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한반도 통일문제는 동북아 나아가 세계 평화의 중요한 요소이기에 유엔의 건설적 개입을 요하며 유엔의 역할은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유엔 안보리 및 총회의 만장일치의 지지를 요하며 더불어 통일한반도의 중립화도 의결되고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미.중.러는 결자해지의 차원에서도 한반도 통일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민족과 세계 평화에 큰 죄를 짓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를 거쳐 해방 후 현대사를 걸어온 수난의 과정은 질곡의 역사이었다. 이제 그런 불행을 걷어버리고 새로운 미래지향적 민주적 체제 하에 행복을 누릴 시대적 민족적 역사를 쓸 기회를 쟁취해야 한다고 외치고 싶다. 지리한 냉전의 체제 하에서 그 정도로 고난의 시대를 겪었다면 이제 긍정적 결과물을 잉태하고 자신 뿐만 아니라 인류를 위해서도 한반도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결국 동북아 평화의 핵심이다. 때문에 동북아를 아우르는 다자 간 안보기구도 결성하여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를 담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남북한은 각 측의 현 체제를 고집하지 말고 대승적으로 새로운 민주주의 체제에 합의하고 이를 매개로 북미 평화협정에 도달하여 그간의 강고한 통일의 걸림돌을 근원적으로 치워버리는 자주적 결단을 한 후 미국을 설득하고 움직여야 한다. 이는 선각적 대공주의를 주창했던 도산 안창호의 이상과 의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독일 통일의 경우 동서독이 내부적으로 통일을 어느 정도 준비한 후 국제 정치적 여건 면에서 마치 비구름 뒤에 숨은 태양이 잠깐 얼굴을 내민 짧은 순간처럼 기회가 왔을 때 통일을 움켜 쥐어 달성했다는 당시 독일 외교장관 한스 디트리히 겐셔의 묘사는 감동적이고 시사하는 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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