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6일 용인의 한 요양병원에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만났다. 윤 장관이 만천하에 이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알리는 꼴이 됐다. [사진제공-외교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6일 용인의 한 요양병원에 있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를 만났다. 설 명절 인사차원이라고 하지만, 윤병세 장관이 이 할머니는 일본군'위안부'였음을 강제로 알린 꼴이어서 문제로 지적된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윤병세 장관께서 위안부 피해자 한 분을 병문안을 가셨다"며 "최근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서 명절 계기 설 인사도 드리고, 또 병문안도 하는 그런 겸사 찾아뵀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014년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과 서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를 방문하고, 지난해 중국에서 후송된 하상숙 할머니를 병문안한 것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장관의 이번 '위안부' 피해자 방문 적절성에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자신이 '위안부'였음이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 심지어 외교부는 피해자의 얼굴을 그대로 언론에 뿌리기도 했다.

▲ 윤 장관이 '위안부' 피해자를 만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실제 윤 장관이 만난 할머니는 병원 측에서도 '위안부' 피해자임을 알지 못했다. 정대협 등 관계자들도 피해자를 방문할 때마다 '지인', '봉사자'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있다. 그런데 윤 장관이 방문함으로써 이 피해자는 '위안부'임이 만천하에 강제 커밍아웃된 상황.

여기에 이 피해자는 의식이 분명치 않고, 어떤 말에도 대꾸를 할 수없는 상황으로, 그를 돌보는 A씨가 '고개 끄덕이기 연습'을 시켜 화해치유재단의 1억 원을 수령받게 된 할머니이기도 하다. 결국, 제대로된 설명없이 1억 원을 수령하고 윤병세 장관에 의해 '위안부'로 공개된 2중 피해자가 된 것이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아무리 위로한다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피해자가 '위안부'임을 강제로 공개되는 상황은 비인도적이고 반인권적인 행위"라며 "한.일 합의(12.28합의)로 피해자를 두번 죽이더니, 이제는 피해자를 두고 쇼를 펼치는 것이 정말 자신들이 생각하는 외교인지 되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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