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1.22 월 11:36
홈 > 현장소식
화해치유재단, 돈다발로 실적쌓다'한일 위안부 합의' 1년, '피해자 34명 현금 수령'의 민낯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6.12.27  12:48:35
페이스북 트위터

"할머니, 돈 받으셔야죠. 억울하지도 않으세요? 더 끌어봤자 안 줘요."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
"할머니가 자꾸 고개를 가로젓는 거에요. 답답해 죽겠어. 그래서 고개 끄덕이라는 연습을 시켰지." (A씨)

조폭 영화 속 대사가 아니다. 온갖 특혜를 주겠다며 대기업의 돈을 뜯어내려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한 장면도 아니다. 보편적 여성 인권 문제인 '위안부' 관련 일을 한다는 인사들이 '위안부' 피해자에게 자행한 짓이다.

지난해 12월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위안부' 합의(12.28합의)를 공표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합의 이행을 위해 '화해치유재단'(이사장 김태현)을 설립했다. 이 재단에 일본 정부가 10억 엔(약 107억 원)을 출연하고, 재단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대로 돈다발을 흔들고 있다.

특히, 재단 측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과정이 문제다. 김 이사장이 직접 피해자를 만나면서 "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수령을 종용하는가 하면, 가족을 동원해 피해자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 

   
▲ 지난해 '12.28합의' 후속조치로 지난 7월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현금지급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화해치유재단, 온갖 방법 동원해 1억 원 지급

재단 측은 지난 10월 개별피해자 대상 사업 신청 공고를 내고, 피해자에게 1억 원, 유족에게 2천만 원을 각각 지급한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23일 '12.28합의' 당시 생존자 46명을 기준으로 34명에게 각각 1억 원이 지급됐고, 유족 35명이 수령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수령의사를 밝히지 않은 해외거주 피해자 2명을 포함해 12명을 지속접촉해 수령을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망 피해자 199명의 유족이 내년 6월까지 현금을 받도록 홍보를 강화해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의지이다.

지난달 한 피해자는 김태현 이사장을 자택에서 만났다. 그 자리에서 김 이사장은 재단 사업을 설명하며, 1억 원 수령을 종용했다. "제 생각에는 살아 계실 때 돈을 받고 사과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게 의미가 있는거지 돌아가신 뒤에는 일본은 해주지도 않아요"라며 다른 피해 할머니들의 열악한 생활을 예로 들었다.

그래도 이 피해자가 수령의사를 밝히지 않자, "(일본이) 역사적으로 어느 정도 사과표명을 했고, 돈 준 것은 이제 시작이에요. 받을 건 받아야죠. 사과표명한 거라도 받아야죠. 정부 돈 주는거 할머니 받으셔야죠. 억울하지도 않으세요? 저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본은 아무리 끌어봤자 더 이상 돈 안 줘요"라고 거듭 회유했다. 심지어 해당 돈이 '일본정부의 사죄에 따른 배상금에 해당된다'는 식으로 거짓설명하기도 했다. 

'12.28합의' 무효를 주장하는 나눔의 집 거주 피해자들에 대한 접촉이 쉽지않자, 재단 측은 가족을 동원했다. 1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3~5명의 피해자들은 가족의 전화를 받고 나눔의 집 밖 모처에서 재단 관계자들을 만났다. 재단 측이 앞세운 가족의 설득에 못이긴 피해자들은 결국 1억 원을 수령했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재단에서 가족들을 동원해서 할머니들을 불러내는데 우리가 막을 길은 없다. 이게 정말 할머니를 위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용인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한 피해자가 1억 원을 수령한 과정은 놀라울 정도이다. 중국에 거주하던 이 피해자는 한 인물(A씨)의 노력으로 귀국했다. A씨는 피해자와 외교부, 화해치유재단 관계자가 만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중국에서 거주한 이 피해자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한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에도 피해자는 의식이 분명치 않았고, 어떤 말에도 대꾸하지 못했다.) 게다가 피해자는 고개를 가로젓는 습관이 있었으나, A씨는 피해자에게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는 연습을 시켰다는 것. 

"할머니가 항상 부정적이세요. 무슨 질문만 하면 고개를 가로젓는 거야. 답답하더라고. 그래서 연습을 시켰지. 어떤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라고. 이젠 무슨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시는 거야. 긍정적인 삶을 사시게 된 거에요. 그래서 외교부 직원도 만나고 재단도 만나고 그랬죠. 그래서 (돈을) 받게 됐어요."

피해자가 외교부, 재단 측 관계자를 만나 1억 원을 수령하는 과정에서도 '고개 끄덕이기 연습'이 빛을 봤다. 결국 이 피해자는 김태현 이사장이 내민 서류에 연필로 줄긋기 서명을 했다.

   
▲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 그는 피해자를 만나면서 잘못된 설명을 하면서 1억 원 수령을 종용하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화해치유재단 지급 1억 원, 과연 피해자를 위한 돈인가

화해치유재단이 지급한 1억 원이 과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사용되는지 여부도 문제로 지적된다. 1억 원을 받은 피해자들 대부분은 그 돈을 자신이 갖고 있지 않고 가족이나 제3자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도 지역 한 병원에 입원 중인 피해자에게는 재단 측이 사업초기 2천만 원을 우선 지급했다. 이후 지급된 8천만 원은 피해자가 조카에게 넘겨줬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피해자는 1억 원이 자신에게 나오는 줄 알았지만, 함께 거주하는 조카가 이 돈을 빼돌려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피해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나도 서울에 가서 살고싶다. 그런데 조카들이 놔주질 않는다. 나랑 있으면 그 사람들이 이득을 보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12.28합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피해자들도 '돈이 필요하다'는 가족의 말에 갈등하기 마련이다. 

가족도 아닌 제3자가 1억 원을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 고개 끄덕이기 연습을 시킨 A씨는 현재 피해자에게 지급된 1억 원의 통장을 갖고 있다. 정착지원금 4천 3백만 원도 그가 관리하고 있다. A씨는 병원비로 다 쓰인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에게는 정부가 법적으로 병원비, 간병비,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할머니의 양자까지 등장했다. 1억 원 사용여부를 묻자, A씨는 "양자가 있어요. 양자가 중국에 사는데, 이 돈은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양자랑 상의해야할 거에요. 그런데 양자가 한번이라도 할머니 기저귀를 갈아봤나요?"라고 말했다. 1억 원은 어디로 가는 걸까.

화해치유재단은 사망 피해자 199명의 유족이 현금 2천만 원을 수령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12.28합의'에 동의여부를 밝힐 수 없는 사망 피해자들까지 재단의 실적쌓기에 동원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소리도 나온다.

화해치유재단, 왜 돈 지급에 전전긍긍하는가

화해치유재단은 왜 돈 지급에 전전긍긍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12.28합의'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는 치적을 쌓는데 돈 지급완료는 중요한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대로 '12.28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위안부' 문제의 해결이라면,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돈 지급을 비밀리에 진행할 이유는 없다. 회유 등의 방식을 동원해야할 필요도 더욱 없을 것이다.

김태현 이사장은 피해자들을 비밀리에 만나는 이유로 "피해자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억 원을 분할지급하는 것도 "통장에 한꺼번에 들어오면 '위안부'라는 것이 들통나기 때문"이라고도 덧붙였다. 

피해자를 존중하겠다면 더 나은 방식을 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재단은 돈을 받은 피해자와 돈을 받지 않은 피해자로 갈라세우고 있다. 46명 중 34명이 수령의사를 표명했다는 숫자놀음이 대표적이다. 돈을 수령한 피해자에 대한 사후관리는 뒷전이다. 받지 않은 피해자 12명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 받지 않을 피해자로 구분지어 현금수령 종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단의 분류 방식에 따르면, '미정'이다.

재단은 '미정'으로 분류된 피해자를 온갖 방법을 동원해 꾸준히 접촉하고, '12.28합의'에 대한 제대로된 설명보다는 "좋은 것 드시고, 여행도 가셔야죠"라는 식으로 하루빨리 현금지급을 완료하려고 한다.

이같은 일처리에는 화해치유재단에 '위안부'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김태현 이사장은 노인.여성복지전문가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인물이고, 허광무 사무처장은 일제 강제동원 노무자 피해연구가다. 다른 사무처 직원들도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다뤄본 적이 없다.

오는 28일 '12.28합의' 1년을 앞두고, '위안부' 문제 '듣보잡'들이 모인 '화해치유재단'은 여전히 '미정'으로 분류된 피해자들을 접촉해 1억 원 지급으로 실적을 쌓으려 한다. 재단은 2017년 6월 30일까지 1억 원 지급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 기간동안 재단의 회유는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기사]

조정훈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