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에서 치러진 취임식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오직 미국만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캡처-미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에서 치러진 취임식에서 “지금 이 순간부터 오직 미국만을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그는 “무역, 세금, 이민, 외교에 관한 모든 결정은 미국인 노동자와 가족의 이익이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우리의 상품을 만들고 우리의 회사를 도둑질하고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다른 나라의 약탈로부터 우리의 국경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보호는 엄청난 번영과 강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두 가지 간단한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

그는 “우리는 세계 각국과 우정과 선의를 추구하겠지만, 모든 나라가 자신의 이익을 우선한다는 인식에 따라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누군가에게 우리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그보다는 그들이 따라야 할 모범으로 빛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오랜 동맹을 다시 강화하고 새로운 동맹을 형성하며, 급진 이슬람 테러리즘에 맞서 문명 세계를 단합시켜 지구상에서 완전히 뿌리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기득권층’과 ‘국민’을 대립시켜 자신의 취임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한껏 부각시켰다. “오늘 우리는 단지 한 행정부에서 다른 행정부 또는 한 정당에서 다른 정당으로 권력을 넘기는 게 아니라 워싱턴 DC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아 미국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정당이 우리 정부를 통제하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우리 정부를 통제하느냐”라며, “2017년 1월 20일은 국민이 다시 이 나라의 통치자(ruler)가 된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기득권층’의 ‘과거’ 정치에 대해서는 “수십 년 동안 미국 산업을 희생시킨 대가로 외국 산업을 배를 불렸”으며, “우리 군대가 아주 비참하게 고갈되는 동안, 다른 나라의 군대를 보조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 자신을 방어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국경을 방어했”으며, “미국 기간시설이 파손되고 부식되는 동안 해외에 수조 달러를 썼다”고 성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말의 시대는 끝나고 행동의 시간이 왔다”면서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자”,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자”, “미국을 다시 자랑스럽게 만들자”,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선거 구호를 되풀이하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뉴욕타임스>는 해설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설득력 있는 논거 제시 없이 ‘미국(America)’과 ‘세계(World)’를 대립항으로 설정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가에서 오래 전 폐기됐던 찰스 린드버그(1902~1974)의 ‘미국 우선주의’ 비전이 부활했다는 소감도 덧붙였다. 대서양 횡단 비행으로 국민적 영웅이 된 린드버그는 나치즘에 가까운 ‘보수주의’와 ‘반유대주의’에 입각해 2차대전 참전 거부운동을 벌이며, ‘자유 민주적 질서’ 팽창을 추구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 대통령과 맞섰다. 

(추가, 22일 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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