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내륙 지역과 금강산 지역에 투자한 기업대표들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성공단 중단으로 몰수된 투자자산의 보상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남북경협하면 전부 개성공단으로 알고 있다. 참으로,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나무만 보고 울창한 숲과 밀림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내륙과 금강산지역에서 남북경협에 종사했던 투자기업 대표들은 23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성공단 전면 중단 여파로 몰수된 투자자산의 보상을 촉구했다. 특히 개성공단에 집중된 정부의 지원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평양에 진출했던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은 평양이고 2,400만이 북한 내륙에 살고 있으며, 7,000조 상당의 지하자원과 수백만의 우수 노동력이 북한 내륙에 실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개성공단은 정치적인 상징성을 존중받아 마땅하나 남북경협을 대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개성공단이 폐쇄되자 북한은 대북투자기업들의 투자자산마저 몰수함으로써 지난 20여 년간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남북 민간경협의 뿌리마저 송두리째 무너뜨렸다”며 “정부는 5.24조치 이후 7년 동안 더 많은 피해와 더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북한 내륙 진출 기업에겐 아무런 대책 마련도 없이 5,300억에 달하는 국민의 세금으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손실보장과 금품지원을 실행했다”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2008년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을 계기로 금강산관광을 중단시켰고, 2010년 5.24조치로 민간경협을 금지시킨 뒤 지금까지 3차례에 걸쳐 대출금 지원 만을 시행한 상태다.

▲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 김정태 회장, 정양근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영일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상임고문.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 회장은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17년 정부예산 심의에서 외통위 3당 합의로 올라온 대북 내륙진출 기업인들의 지원예산을 삭감했다는 사실”이라며 “손실액의 90%까지 기금에서 보조받을 수 있다는 기금법 시행령 제5장 손실보조를 정부 스스로 위반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 외통위는 지난 11월 2017년도 통일부 예산심사에서 2008년 금강산관광 중단과 2010년 5.24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기업에 9백억 원의 지원금을 신규 편성했고, 개성공단 입주기업 유동자산 피해 지원금도 703억 추가 편성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물론 통일부까지 기업 간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예산 지원을 반대해 지원금 책정은 무산됐다.

김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5.24 대북제재조치를 정당화 해 온 정부 당국과 일부 언론, 대북학자들의 방조에서 기인했다”며 “남북문제는 보수나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백년대계”라고 강조했다.

최요식 금강산투자기업협회 회장은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북한은 금강산 및 내륙기업들의 자산을 몰수했고 남북간에 체결된 모든 계약을 파기함으로써 기업들은 투자자산 및 계약금이 정부 손실처리 됐다”며 “9년간 정부만을 믿고 따라온 금강산 투자기업인들에게도 최소한 개성공단과 같은 경협보험 수준의 경협보험금을 지원하여 금강산 투자기업인들이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정부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호소했다.

북한 내륙지역과 금강산지역에 투자한 기업대표들은 이날 오후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면담할 예정이며, 개성공단과 형평에 맞는 정부차원의 지원대책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아무래도 예산을 다루는 당국에서는 종합적인 정책적 고려가 있었던 것”이라며 “국민의 예산이고,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 다른 사업들과의 형평성, 국가예산문제, 이런 것을 다 종합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통일부는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추가적인 노력은 계속 하겠다”면서 “예산이 아닌 다른 행정적인 지원부터 시작해서 하겠고. 예산 문제는 기회가 닿는 대로, 또 계기를 마련해서 노력하는 방향으로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이날 기자회견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선했고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맨 왼쪽)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양근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영일 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상임고문,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남북경협 23년 개요' 자료를 통해 남북경협이 시작된 노태우.김영삼 정부 10년(1989~1997) 동안 남한은 부가가치 42.7억불, 고용창출 34만명, 세수기여 4,000억원을, 북한은 외화수입 11.2억불, 고용창출 112만명의 실적을 올렸다고 통계자료를 분석, 제시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1998~2007) 남한은 부가가치 135억불, 고용창출 52만명, 세수기여 13,000억원을, 북한은 외화수입 18.4억불, 고용창출 131만명의 성과를 거뒀다고 추산했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된 5.24조치 이전까지 이명박 정부 3년간(2008~2010)은 남한은 부가가치 59.6억불, 고용창출 15만명, 세수기여 7,000억원을,  북한은 외화수입 18.4억불, 고용창출 42만명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집계했다.

(추가,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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