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상황에서 조건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이 6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공식 요구했다. 종단 차원에서 대통령의 퇴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읽었다.
호소문은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들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며 "이러한 국민들의 외침은 혼란과 위기의 국가를 새롭게 일으켜 세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중한 빛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귀득근지 수조실종(歸根得旨 隨照失宗) : 근본으로 돌아가면 본래의 뜻을 얻고 보이는 것만 좇다보면 근본을 잃는다'는 문구를 인용, "대통령께서는 민심을 천심으로 여겨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금의 상황에서 조건없는 즉각적인 퇴진만이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길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은 이미 충분하게 드러났습니다. 더 이상 국민들의 뜻을 확인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국민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어 "나라 안의 사정이 매우 시급하고, 나라 밖의 정세가 매우 위태롭다. 따라서 한시라도 나라를 정비해서 안팎의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을 아끼는 마음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거듭 즉각퇴진을 촉구했다.
또한, 정치권을 향해 "현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국민들의 마지막 기대가 대통령의 탄핵에 있는 만큼 눈앞의 당리당략에 따라 조변석개(朝變夕改)하지 말고 민심을 올곧이 받들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우리 안에 드리워진 불신과 두려움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촛불에 담긴 국민들의 염원을 모아 새로운 미래 희망찬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호소문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수백만 국민들이 민주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외침은 혼란과 위기의 국가를 새롭게 일으켜 세워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소중한 빛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국가적 혼란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 다음과 같이 대한불교조계종의 입장을 밝힙니다. 불기2560(2016)년 12월 6일 [자료제공-대한불교 조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