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표결을 앞둔 가운데, 천주교는 박 대통령의 처신이 제왕적이며 국민의 퇴진 요구는 정당하다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7일 사회주교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 발표 형식으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라는 성서구절을 인용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4년 국민의 고통과 울부짖음에 눈과 귀를 막고, 극소수 특권층의 인의 장막 안에 스스로를 고립시킨 채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하였다"며 "이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을 무시한 봉건시대의 제왕적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장을 기록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함께 행동하는 국민들의 하나된 목소리를 진정으로 엄정하게 받아들인다면 대통령은 자신의 퇴진에 관하여 정략적 타산으로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한다"며 퇴진을 촉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대통령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국회는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탄핵소추권을 행사할 의무가 있다"며 "탄핵 절차가 진행될 경우, 대한민국은 국가원수 궐위사태를 맞게 되지만, 이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며 탄핵 가결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깨어있는 눈과 수백만 개의 촛불로 대변되는 성난 민심의 요구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역사와 민족 앞에 부끄럽지 않은 결단을 내리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시대의 징표를 놓치지 말고 예민한 식별력과 예언자적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천주교회의 입장에는 정의평화위원회 유흥식 주교, 생태환경위원회 강우일 주교, 사회복지위원회 김운회 주교, 교육위원회 정신철 주교,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옥현진 주교, 매스컴위원회 유경촌 주교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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